커피에 데고, 젤리에 씹히고…'단물빠진' 껌시장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김소연 기자 | 2017.02.16 04:30

6년 연속 내리막, 3000억 웃돌던 시장 2000억대 초반 축소…"사각턱 주범" 부정적 인식도 매출 감소 요인

-'자일리톨껌' 인기로 정점 찍은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반토막
-소득수준 높아지며 디저트 문화 확산…젤리·초콜릿 등 대체재 늘어
-수년내 2000억 시장 붕괴될 수도…日·美 등 선진국도 같은 현상


국내 껌 시장이 갈수록 줄고 있다. 2010년 이후 6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면서 3000억원을 웃돌던 시장은 2000억원대 초반으로 주저앉았다. '자일리톨껌' 인기로 정점을 찍었던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10년새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AC닐슨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0년 3106억원이던 국내 껌 시장 규모는 지난해 2366억원으로 6년 만에 24% 줄었다. 연도별로도 2011년 2998억원, 2012년 2794억원, 2013년 2601억원, 2014년 2437억원, 2015년 2387억원 등 매년 감소했다.

껌 시장이 축소되면서 제과업계 껌 매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껌 시장 점유율 70~80% 안팎인 롯데제과의 껌 매출은 2011년 2053억원에서 지난해 1855억원으로 200억원 가까이 줄었다. 해태제과와 오리온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10% 안팎으로 껌 매출은 연 250억원 수준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부피가 작지만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제과업계 반도체'로 불렸던 껌의 인기가 식은 것은 소득과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커피전문점 디저트 문화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식사 후 입가심이나 에티켓 용도로 껌을 씹었지만 지금은 커피전문점에서 커피와 차, 건강음료 등을 즐기면서 더 이상 껌을 찾지 않는 것이다. 젤리·초콜릿·아이스크림 등 먹거리가 풍성해진 것도 껌 매출이 줄어든 요인이다.


'껌을 많이 씹으면 턱근육이 발달한다'는 학계 연구결과도 껌 시장 축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들이 급격히 줄었다. A제과업계 관계자는 "한 대학병원에서 턱관절 장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이것이 사각턱 괴소문으로 번지면서 매출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년 내에 2000억원대 시장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껌이 외면받는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 등 선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제2의 자일리톨껌'이 등장하지 않는 한 회복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일본의 경우 2011년 974억엔에서 2016년 715억엔으로 5년새 26.5% 감소했다. 2011년 3만5000달러 수준이던 일본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2015년 4만달러를 넘어섰다. 소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대체재로 눈을 돌린 수요가 늘면서 껌 시장이 줄어든 것이다. 한국 역시 1인당 GNI가 2만달러를 넘어선 2000년대 중반 이후 껌 소비가 줄기 시작해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꾼 업체도 있다. 오리온은 매년 고성장을 지속하는 중국 시장에서 세계 최대 껌업체인 리글리와 경쟁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벌어들이는 껌 매출만 11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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