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겅질겅' 젤리가 뜬다…추잉푸드 지각변동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7.02.16 04:40
글자크기

지난해 젤리 시장 1533억 매출 달성…5년만에 7.5배 폭풍성장

물가는 치솟는데 내 월급은 제자리. 지속되는 야근에 직장상사의 잔소리까지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이다. 이 와중에 터진 최순실 사태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안긴다. 2017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민초들의 슬픈 현 주소다.

'질겅질겅' 젤리가 뜬다…추잉푸드 지각변동


온 국민이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다양한 씹을 거리, 추잉푸드(Chewing food)가 뜨고 있다. 다만 과거 경제 성장기 '국민 과자'로 인기몰이를 했던 껌 대신, 최근에는 다양한 맛과 형태의 젤리가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에 제과업계도 잇따라 젤리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국내 젤리 시장은 지난해 1533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54% 증가한 수치로, 2015년 간발의 차로 넘지 못했던 1000억원은 물론, 1500억원 고지까지 단숨에 돌파했다. 2011년 시장 규모가 205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7.5배 큰 것이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50%에 달한다. 먹거리가 다양해지고 제과업계의 전통적 타깃인 유·아동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성장률은 이례적이다.

젤리 시장의 빠른 성장은 사회 트렌드 변화와 맞닿아 있다. 디저트 대중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 소득 증가, 해외여행 급증 추세는 과거 꼬마 간식 취급을 받던 젤리의 신분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디저트로 격상시켰다. 일본 여행자들의 필수 기념품 '하리보' 젤리나, 터키의 '터키쉬 딜라이트' 등이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



제과업계에서도 국민 소득수준이 높아져 선진국형 입맛이 될수록 껌보다 젤리를 선호한다는 것을 통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껌이 개발도상국 등에서 인기를 끄는 까닭은 '줄지 않는 과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껌은 1950년대 한국 전쟁 때 미군 보급품으로 소개돼 큰 인기를 끌었다.
'질겅질겅' 젤리가 뜬다…추잉푸드 지각변동
이에 제과업계는 줄어드는 껌 시장을 대체할 구원투수로 젤리 시장을 눈여겨보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선두는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지난해 요구르트 젤리 2종, 사이다 젤리, 수박바 젤리, 비타파워 젤리, 꼬깔콘 젤리, 커피 젤리, 트위즐러 등 8종의 신제품을 내놨다. 특히 롯데제과가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내놓은 요구르트 젤리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까지 어릴 때 먹던 요구르트를 추억하며 즐겨 찾아 출시 2개월 만에 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다.

젤리 인기에 기존 제품들도 재부각되고 있다. 오리온이 1991년 제품인 '마이구미'를 지난해 리뉴얼한 것이 대표적이다. 젤리 인기 속 포도알을 형상화한 모양과 쫄깃한 맛이 다시 사랑받자 26년 만에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2015년 7월 출시한 젤리밥도 1년 만에 누적 10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오리온 마이구미와 젤리밥/사진=오리온오리온 마이구미와 젤리밥/사진=오리온
업계 관계자는 "답답한 세상 속 무엇인가를 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젤리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젤리는 껌보다 단가가 높아 성장 고민에 빠진 제과업계에 좋은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