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제안 '文-安-朴 연대'…중진 '지지' vs 비주류 '비판'

머니투데이 구경민 최경민 기자 | 2015.11.19 15:14

[the300]비주류 이종걸·박지원·문병호 '문제제기' 신당파 박주선 가세…중진들 '환영'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낮 서울시청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여린 고단한 미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5.1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대표체제'를 두고 19일 당내 비주류 의원과 3선 이상의 중신 의원들 사이에서 극명하게 반응이 갈렸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문병호 의원은 이날 방송에 출연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문·안·박'이 모두 부산, 경남 출신으로 '호남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점, 최고위원 등과 사전 논의과정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비판했다.

새정치연합의 '투톱'인 이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문 대표가 제안한 '공동대표 체제'가 당헌에 없는데다 "서로 충분한 논의를 해 어느 정도 공유된 상태에서 발표하는 게 저희가 여태까지 배워온 정치적 협상의 룰"이라며 "제안을 받지 않으면 '옹졸한 사람'이 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와 '투톱'으로서 당을 이끌어가는 자리에 있는 만큼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문·안·박 연대'에 대한 의견을 문는 질문에 "다른 것 같지만 멀리 보면 한 길이다. 기본적으로 야당은 그런 것"이라고 답했다.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는 모든 것이 문 대표가 당을 위한 고민에서 나온 말씀으로,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안·박 연대'에 대해 "문 대표가 실현 불가능한 해법을 제시해 오히려 혼란과 분란을 가중시키고 있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표가 전날 호남 대표성을 신당파인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의 통합으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안 전 대표나 박 시장이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고 있고 거기에 창당준비위원회를 구성한 천정배 위원장에게 통합해 함께 하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천 의원,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 당 안팎을 모아 통합전당대회를 치를 수 없는 만큼 결국 각 계파의 얼굴을 내세울 수 있는 '통합선거대책위원회'가 구성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일부 최고위원들은 최고위에서 한 번도 논의 없이 지도체제를 변경시킨다거나 또는 최고위를 무력화시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소통 없이 자꾸 당을 운영하느냐는 불만도 나오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TBS라디오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에서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대국민 홍보용 제안"이라고 문 대표의 제안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주류-비주류 인사들로 구성된 초계파 모임인 '7인회' 소속인 문 의원은 "문 대표의 제안을 보고 정나미가 떨어졌다"며 "(더 이상 모임을) 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또 문 대표가 비주류를 겨냥해 공천 지분을 챙기기 위해 당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 데 대해 "안하무인적 독선적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문 대표의 당 운영방식 중 하나가 절차를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최고위원들과 총분히 상의를 했어야 했고 안 전 대표와도 사전에 어느 정도 조율을 한 다음 문제제기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모색 중인 박주선 의원은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호남이 핵심 지지기반이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안 전 대표를 향해 "문 대표가 사퇴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적 뇌물 공세를 하는 것"이라며 "입막음용 뇌물에 동의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여당에게 질 수밖에 없는 정당이라는 게 진단돼있는데, 그대로 앉아있는다면 정치지도자로서 역할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천정배 무소속 의원을 향해선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국민 여망이 새정치연합을 대신하는 당을 만들라는 것인데 천 의원과 제가 따로 추진하면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며 "아마 언젠가는 하나의 당으로 합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반면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문 대표가 제안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대표체제'를 "환영한다"면서 지지했다.

김성곤(4선) 의원은 이날 "문 대표의 '문·안·박 공동대표체제' 제안을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만들어 3선 이상 의원들을 상대로 동참 서명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문희상, 이석현, 이미경, 원혜영, 신기남, 신계륜, 김성곤, 조정식, 강기정, 이상민, 유인태, 김우남, 김춘진, 오제세, 우윤근, 설 훈, 최재성, 노영민 의원 등이 찬성했다.

김 의원은 이날 3선 이상 의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어제(18일) 문 대표의 제안은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당내 통합을 위한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며 "이 제안이 실현 가능토록 하느냐는 당 구성원의 의지에 달려 있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보완토록 도와주되, 문 대표의 제안 취지를 살려야 한다"며 동참을 당부했다.

김 의원이 마련한 성명서 초안엔 문 대표의 '문·안·박 공동 지도부' 구성 제안에 대한 환영의 뜻과 함께 "향후 문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안을 적극 수용하고, 안 전 대표는 문 대표의 제안을 수락해 당내 혁신과 통합에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성명서엔 "당에선 이 합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문·안·박 체제'의 부족한 점(지역·성별 대표성 등)은 점진적으로 보완하되, 궁극적으론 당 밖의 민주 세력과 모두 힘을 합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의 당 지도부는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백의종군 자세로 단결해 당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편 새정치연합의 3선 이상 의원은 김 의원을 포함해 모두 38명(3선 24명·4선 9명·5선 4명·6선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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