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2명중 1명 "내집마련 2017년 이후에나…"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 2015.06.30 03:08

[창간 14주년 머니투데이-KB국민은행 공동 설문조사]<2>세입자, 왜 집 안사나 했더니…

@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84㎡(이하 전용면적) 아파트에서 4인가족이 전세로 살고 있는 이모씨(38). 연년생인 두 자녀가 내년부터 초등학교에 잇따라 입학함에 따라 학군이 좋은 바로 옆 목동으로 이사할 계획이지만 집값 하락이 우려돼 계속 전세매물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전세물건이 워낙 없다보니 2~3개월간 발품을 팔았지만 헛수고였다. 최근 들어 보증부월세 물건도 눈여겨보고 있다.

세입자 2명 중 1명이 2017년 이후에나 내집마련을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신규분양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금부족과 집값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세입자 3869명 중 49.3% "2017년 이후에나 내집마련"
머니투데이가 창간 14주년을 맞아 KB부동산과 공동으로 ‘주택구매 및 임대주택 거주의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월세 세입자라고 응답한 3869명 중 1907명(49.3%)이 2017년 이후에나 주택구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연내 집을 살 의향이 있다고 답한 세입자는 526명(13.6%)이었다. 이는 자가보유자(3807명) 중 연내 추가 주택구매 의향을 보인 626명(16.4%)보다 적은 수치다. 당분간 세입자의 주택구입여력이 기존 자가주택 보유자보다도 없는 것이다.

@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주택구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전체 응답자(7676명) 중 61.4%(4714명)가 ‘자금부족’을 꼽았다. 특히 세입자 중에선 66.9%(2590명)나 선택했다. 이어 △집값 하락 우려 20.6%(797명) △필요성을 못느낌 7.0%(272명) △보유세 등 세금부담 5.4%(210명) 등의 순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 주택시장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상승률이 낮은 저성장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며 “문제는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30대 대부분이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해 ‘제2의 하우스푸어’가 될 수 있는 만큼 이들의 부채관리가 미래 주택시장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0대 세입자가 주택 구매 '주고객층'
실제 이번 설문조사 결과 30대가 ‘내집마련’ 욕구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전체 응답자 중 30대는 3135명(40.8%)로 가장 많은 연령대를 차지했다. 이중 내집마련을 희망하는 30대 역시 2352명(75%)이나 됐다.

특히 전·월세 세입자 중 연령대별 내집마련 의향은 30대가 88.7%(645명)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20대 88.1%(645명) △40대 84.2%(775명) △50대 71.3%(216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과거와 달리 20~30대가 주택구매의 주된 수요자로 발돋움한 것이다.

@김지영 머니투데이 디자이너.
다만 이들 20~30대의 경우 임대주택 거주 의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1295명) 중 임대주택 거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975명(75.3%)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대 70.3%(26명) △30대 66.8%(2095명) △40대 53.7%(1096명) △50대 50.7%(483명) △60대 48.1%(104명) 등 연령이 높을수록 임대주택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분양시장의 주고객층은 40~50대였지만 최근 들어선 전셋값 상승과 저금리 등으로 20~30대들도 대거 참여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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