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배당 블랙리스트' 타깃 종목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정인지 기자 | 2014.12.23 12:23
국민연금공단 등 공적 연기금이 짠물배당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개하는 등 본격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증시 디스카운트 요인 중 하나였던 '저배당 문제'를 풀기 위해 '큰 손'들이 나선 만큼 시장구도가 급격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민연금이 5%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는 총 274곳이며, 이 가운데 지분율이 10%가 넘는 곳은 53곳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연기금이 가진 시장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상장기업에게 돌려받은 배당은 인색하기 그지없었다. 국민연금이 투자한 기업만 놓고 봐도 그렇다.

국민연금에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시장 평균(1.82%)을 밑도는 상장사는 230곳에 달했다. 배당이 아예 없는 곳도 49곳이나 됐다. 낮은 배당률은 국민연금의 수익부진으로 이어지는 문제도 있었다.

국민연금 적립금은 2009년 278조원에서 2014년 8월 말 현재 456조원으로 최근 5년간 64% 급증했다. 국민연금은 이중 19.7%인 89조9000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지만, 그 성과가 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11~2013년 3년간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1.3%에 불과했다.

올해 주당 배당금(DPS, 보통주-현금배당)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10개 기업은 삼성전자, SK텔레콤, KCC, 포스코, 아모레퍼시픽, 고려아연, 삼성화재, LG화학, 농심, LG생활건강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만 1만원을 넘었고 나머지는 4000원이 안 되는 곳도 적잖다.

그러나 주가를 감안한 시가배당률 기준에서 보면 이들 역시 짠물 배당 기업들이다. 지난해 배당금과 올해 주가(11월말 기준)를 기준으로 한국거래소가 추정한 배당수익률을 보면 사실상 코스피50에 포함된 기업들이 모두 배당을 늘려야 하는 실정이다.


코스피50의 배당수익률은 1.17%에 불과했고, 코스피 100은 1.12%, 코스피200은 1.13%에 불과했다. 전체 코스피 기업들은 1.11%다.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5% 이상 보유한 기업 가운데 국민연금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5%를 넘는 기업들은 일단 '블랙리스트' 예비 후보다. 이들은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POSCO, 현대모비스 등 총 42개 종목으로 집계됐는데 대부분 코스피50이다.

이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낮으면서도 총자산 대비 배당가능여력이 높은 기업에 대한 배당 확대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대표적인 종목으로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아모레퍼시픽 등이 꼽힌다.

금융주와 유틸리티 기업들의 배당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이들은 정부는 물론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지분도 상당하다. 이들이 수행하는 공적기능은 경영실적에 부담을 주기도 하지만, 그 못지않게 국가로부터 받는 제도적 지원이 상당하다.

교보증권이 추정한 기업은행의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은 2.8%에 그쳤고 우리금융 2.52%, KB금융 1.56%, 신한지주 1.42%, 하나금융지주 1.36% 등의 순이었다. 유틸리티 산업에서는 한국가스공사 2.94%, 한국전력 2.15%, 한전기술 1.73%, 한전KPS 1.65%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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