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박스권돌파 가능할까

머니투데이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 | 2013.10.30 07:00

[머니디렉터]

↑문승현 한국투자증권 상품전략부장
지난 5월 연내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이머징 주식시장은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다. 한국 코스피도 2000 포인트를 고점으로 1770 포인트까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8월 이후 테이퍼링(Tapering) 시점 연장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 가시화로 인해 한국증시는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8월 이후 회복국면에서 한국증시는 여타 이머징 국가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8월에 대만, 태국, 인도, 필리핀 등의 국가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갔지만 한국 증시로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는 국내 증시의 공식 기록인 34영업일의 기록을 깨고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이 유독 한국 증시를 매력적으로 보고 지속적인 매수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글로벌 증시도 유럽과 중국 지표의 턴어라운드가 관찰되면서 상승을 하고 있지만 국내의 펀더멘탈 변화를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먼저 한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수출 지표를 확인해 보면 지난 9월 일평균 수출액이 22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무역수지도 20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 갔다. 4분기도 엔화 약세 완화 및 선박 수출 증가가 예상되면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수출의 호조로 산업생산도 견조함을 유지하고 있다. 8월 광공업생산 증가율을 보면 자동차와 휴대전화 부분의 호조로 7월 대비1.8%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내수 모멤텀도 점점 강화되고 있다.

8월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일부 지역에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2001년 이후 최고치인 70%에 육박하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조짐이 발견되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개인들의 부동산 자산에 대한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소비심리 개선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며, 이는 8월 주요 백화점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대비 큰 폭의 신장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즉 한국 경제는 수출 부분의 견조함 위에 내수경기 또한 개선되는 시그널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재 당면하고 있는 시장의 리스크는 무엇일까?

우선 미국의 정부폐쇄 영향에 따른 경제지표 둔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 기간이 짧아 전반적인 경기 개선 추세를 훼손했다고 보긴 어려우며 일시적으로 약화된 지표는 생각보다 테이퍼링이 늦게 올 수 있다는 시그널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리스크로 중국의 금융 긴축 리스크가 있지만 3분기 중국GDP 성장률이 7.8%를 기록, 경제성장과 과열 조정의 균형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 방향을 바꿀 만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주식투자 격언에 '주식투자는 미인대회와 같다'라는 말이 있다. 경제학자 케인즈가 한 말로 미인대회는 자기 자신의 주관적인 미의 기준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이 심사해 1등을 차지할 후보를 미리 골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머징 증시를 심사하는 외국인들은 현재 한국 증시를 이머징 마켓의 1등 후보로 보고 있는 게 명확해 보이며 지속적인 매수세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한국 증시는 지속적인 외국인 매수세로 박스권 상향 돌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며, 이에 따라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는 대형 성장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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