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모멘텀이냐? 테이퍼링 지연효과냐?

머니투데이 채현기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2013.10.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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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기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채현기 KT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시장의 우려가 지속됐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미국 디폴트 사태의 뇌관은 결국 터지지 않았다. 미국 재무부가 언급한 부채한도 마감시한인 17일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그간 벼랑 끝 전술만 고집해오던 정치권의 '결자해지(結者解之)'로 인해 투자심리가 다소 호전되는 모습이다.

내용을 세부적으로 정리해보면 미국 상원 양당의 지도부가 도출해낸 최종 합의안은 내년 1월15일까지 임시 예산안을 편성해 연방정부 폐쇄를 종료하는 한편 내년 2월7일까지 부채한도 법정 효력을 유예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합의안은 상원과 하원의 표결 통과를 거쳐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 절차까지 완료됐다.

다만 부채한도 증액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결과가 어느 정도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점과 단지 불확실성을 뒤로 지연시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호재로서의 한계가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정치적 이슈에서 경기로 집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최근 재정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이 확인되는 가운데 내년 초 재개될 양당간 재정정책 협상에 대한 우려로 연말 소비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사인 S&P를 비롯한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이 미 연방정부 폐쇄 국면에 따른 부정적인 여파로 인해 0.3~0.6%포인트 하향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올해 미국의 연간 GDP 성장률이 1%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보면 경기 하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단기간에 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는 22일에는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인데 지난 8월(16만9000명 증가) 신규고용 수치보다 개선된 18만명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10월 연방정부 폐쇄 돌입 이전까지 9월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전에 발표된 9월 ADP 민간고용이 16만6000명 증가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또 9월 고용지표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를 나타낸다 하더라도 10월 고용지표가 연방정부 폐쇄 국면의 여파를 반영해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 연준이 이번 FOMC회의에서 테이퍼링 시행을 결정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는 미 연준의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12월 FOMC회의에서 테이퍼링이 시행될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10월 연방정부 폐쇄 국면과 재정정책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4분기 GDP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연내 테이퍼링 시행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최근 비둘기파 성향의 연준 위원들의 발언 등을 고려해보면 연내 테이퍼링 시행 가능성이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단기간 글로벌 증시는 미국뿐 아니라 중국, 유로존의 경기 회복 모멘텀 유지 여부와 Fed의 테이퍼링 시행 지연 가능성에 따른 유동성 모멘텀 사이에서의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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