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그 허름한 아파트가 1억9000만원?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3.10.26 07:00

[100년주택을 찾아서]<4-2> 영화 촬영지, 48년된 아파트 가보니

편집자주 | 국토교통부가 2015년부터 100년 주택인 '장수명 아파트' 인증제 도입에 나선다. 유럽에선 100년 주택 찾기가 어렵지 않지만 고속성장을 하며 재개발·재건축을 해온 국내에서는 100년 넘은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주택이 100년 이상을 버텨내려면 유지·관리비도 만만치 않다. 100년을 버텨온 주택을 찾아 역사와 유지·관리 노하우, 어려움 등을 알아본다.

동대문아파트 / 사진=김유경 기자


 영화 '숨바꼭질'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동대문아파트(연예인아파트)는 대한주택공사가 건축한 첫 아파트다. 48년전(1965년) 서울 종로구 창신동 328-17번지 일대에 지상6층의 중정형(중앙정원형)아파트로 지어졌다.

 이미 영화 등의 매체를 통해 내부구조가 많이 알려진 동대문아파트는 가운데 빈 공간에 도르레를 달아 줄을 끼우고 잡아당겨서 빨래를 넌다. 1층 마당에도 빨래줄이 있고, 그 옆으로는 작은 화단이 있다. 한켠에 공동 수도가 있는 것도 특징이다.

동대문아파트 내부 중정을 고층에서 내려다본 모습 / 사진=김유경 기자
동대문아파트 6층. 중정을 가로지르는 중앙브리지에서 바라본 모습 / 사진=김유경 기자
 건축 초기에는 연예인들이 많이 살아 연예인아파트라는 명칭을 얻었을 정도로 고급아파트였지만 점점 노후돼 20년전(1993년)에 이미 위험시설물 C등급을(조속한 보수가 필요한 상태) 받았다. 이후 중정 굴뚝 부분이 전도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후원기업을 찾아 보강공사를 해서 현재는 B등급으로 남아있다.

 동대문아파트는 지하철 6호선 동묘앞역에서 60m 떨어진 대로변에 위치해 있다. 뒷쪽으로는 문구도매점이 즐비하다. 지난 2007년 4월 30일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로 지정됐으나 최근 해제됐다. 하지만 동대문아파트가 속한 4구역은 토지 등 소유자 50% 이상의 동의로 서울시에 정비사업 추진을 신청한 상태다.

 동대문아파트는 여러모로 충정아파트와 닮았다. '나홀로 아파트'라는 것과 건물 중앙에 공터가 있는 중정형이라는 점,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역세권에 위치해 있다는 점 등이다.


동대문아파트 중정에서 올려다본 모습 / 사진=김유경 기자
 다만 동대문아파트의 규모가 충정아파트보다 크다. 131가구가 살고 있는데 전용면적 28.8㎡로 개별 아파트의 면적이 동일한 것도 다른 점이다. 방이 2~3개인데 일부는 원룸으로 공사해 오피스로도 사용하고 있다.

 실제 거주자는 대부분 세입자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과거에는 집주인이 살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부분 세입자가 살고 있다"면서 "한 가구가 5~6채씩 소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동대문아파트는 최근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1억8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호가가 올랐다. 전세가격은 5500만~8000만원 수준이고, 월세가격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임대료 50만원 정도다.

동대문아파트. 옆 고층건물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 사진=김유경 기자
 서울시에 현존하는 아파트 중에 2번째로 오래된 동대문아파트는 충정아파트와 함께 서울속 미래유산 후보로 선정됐다. 시는 이 아파트를 보존하기 위해 매입할 계획도 세웠으나 열악한 재정 상황을 고려해 재개발 시점에 보존한다는 방안만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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