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협상-中 3Q GDP' 최고의 조합은?

머니투데이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 2013.10.17 07:00

[머니디렉터]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지금 글로벌 증시는 상식과 비상식이 혼재돼 움직이고 있다. 대부분의 뉴스는 미국에서 출발하고 끝이 나는 꼴이다.

유럽과 중국의 경기회복이라는 화두가 3분기를 지배했다면 4분기의 시작은 미국의 양적 완화규모 축소 시점에 대한 논란과 미국의 연방정부 폐쇄라는 큰 화두가 충돌하고 있다.

필자를 포함해 4분기 초입에는 안전운전이 필요하다고 주창하던 투자자들의 이론적 근간에는 불편한 두 이슈가 가장 크게 자리했지만 동시에 시장전망에 있어 패착의 근간이 된 것도 사실이다.

이성적으로 보면 미국의 경제체력이 양적 완화규모를 축소할만한 상황이 아닌 가운데 정부폐쇄라는 정치적 혼란까지 가세한 것인데 이 모든 것을 유동성 확장의 계기로 삼는 것은 대단한 역발상이 아닐 수 없다.

10월 들어서 지금까지 투자심리는 '무소식=희소식', '미정부 폐쇄=유동성 장세 지지'라는 역설이 통하고 있다. 논리적 적합성은 결과에 의해서만 평가되는 자본시장(Capital Market)이기 때문에 논리적 적합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당분간 그렇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부터 유동성 장세의 연속성을 믿는다면 논리적 추론은 의미가 없다. 이제부터는 'Believe it, or not'과 같은 이분법적 접근만 의미가 있을 뿐이다. '악재=호재'가 될 '정황'이라는 심증적 증거에 의존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코스피는 2150포인트 도전도 가능해 보인다.

◇美 정부 디폴트 우려는 없다…환율·원자재시장 안정
미국 연방정부가 폐쇄되면서 단기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지고 4분기 경제성장률까지 갉아먹게 될 가능성이 높아 테이퍼링(Tapering) 시작 시점이 더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물론 미국의 정치적 싸움이 정부 파산으로 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근간을 두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필자도 미 정부가 파산위기에 처한다는 최악의 상황은 상정하고 있지 않다.

미국의 정부폐쇄를 일상다반사와 같은 정쟁(政爭)이라고 본다면 큰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일까?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당히 평온하다. 이 평온함이 유동성 장세를 조금 더 유지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민감한 변화를 보이는 지표 중 하나가 환율이다. 환율시장은 너무나 안정적이다. 연초에는 엔화 약세가 기승을 부렸지만 글로벌 유동성을 관장하는 달러/유로 환율의 변동성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도 있었고 이태리 및 독일 선거 등 유럽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었지만 환율시장은 안정적이다.

지금도 미국의 정부폐쇄나 테이퍼링 문제와 같은 작지 않은 이슈를 맞이하면서도 환율시장은 너무나 평온하다. 이같이 안정적인 환율시장의 변동성을 역으로 해석하면 이제 변동성이 높아질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시계(視界)안에서는 유동성 장세를 지지할 개연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원자재가격도 비슷하다. 대표적으로 원유를 꼽을 수 있는데 유가 레벨이 달라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과거에 비해 움직이는 진폭은 확실히 작아졌다. 경제성장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안정된 물가, 환율, 그리고 상품가격의 조합은 유동성장세를 지지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물론 유동성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 과거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처럼 변수들의 안정적인 흐름이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최근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 속에서도 잘 버티고 있는 가격변수들의 안정적인 흐름은 더 유지될 수 있다는 추정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17일 美 부채한도 협상, 18일 中 3분기 GDP 발표 촉각
이번 주 후반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게 될 것이다. 18일은 중국 3분기 GDP가 발표될 예정이고,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시한은 미국시간으로 17일이다. 순서상으로 보면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먼저 결론이 나고, 그 후에 중국의 GDP수치를 받아보게 될 것이다.

17일에 미국 정부부채 한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7일까지 정부부채 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2~3일 정도는 더 버틸 수 있다는 것을 미국 국회의원들이 알아버렸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보면 17일은 여전히 중요한 날이다.

중국의 3분기 GDP는 2분기 7.5%에 비해 개선된 7.6%로 추정되고 있다. 9월 중국의 무역수지를 받아보기 전까지는 7.8%가 예상치였으니 무역수지 악화로 인해 성장률 전망치가 대략 0.2%포인트정도 낮게 추정된 셈이다.

그러나 3분기 GDP가 7.6% 정도에 맞춰지면 안성맞춤인 수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중국이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경제정책을 펴겠다고 공언한 이상 이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라는 '숫자'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하반기를 풍미하고 있는 경기민감주를 대하는 태도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의해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3분기 GDP는 나름 의미가 있다.

18일을 기해 가정할 수 있는 최고와 최악의 조합은 간단하다. 최고는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고 중국 GDP가 7.6%정도가 나오는 것이며, 최악은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지연되고 중국 3분기 GDP가 7.5%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될 것이다.

둘 중 하나만 기대치를 충족하기만 해도 여전히 시장은 긍정의 힘으로 굴러갈 가능성이 높다. 부채한도 협상 타결이 지연돼도 2~3일은 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기대할 것이며, 중국의 성장률이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도 크게 실망하지도 않을 것이다.

18일에 접하는 두 이벤트를 놓고 조합할 수 있는 네 가지의 경우의 수 중에서 긍정적 해석이 3대 1로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태도를 보면 그럴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실적을 논외로 한다는 가정 하에 중국의 3분기 GDP가 양호한 수준을 보인다면 산업재와 소재에 대한 관심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개별 종목들은 실적이라는 시험무대에 한번은 올라야 하지만 업종을 대하는 전략은 중국의 3분기 GDP에 따르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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