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7% 이자 준다더니" 인도국채 투자자 '패닉'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3.08.22 08:15

5억원 투자 넉달만에 '-13%'… 루피화 사상 최저치 폭락세에 환손실

#5월 초 인도 국채에 투자하는 증권사 신탁에 5억원을 묻은 사업가 A씨는 4개월 만에 계좌를 열었다 충격을 받았다. 수익률이 -13%였기 때문이다.

올 봄 '연 7%대 기대수익'을 내걸고 절찬리에 팔려나간 인도 국채의 손실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당시 증권사들은 '높은 금리에 토빈세도 없어 단기 고수익 투자가 가능하다'는 모토를 내걸고 경쟁적으로 인도 국채를 판매했다.

하지만 인도 금융위기설이 글로벌 시장에 퍼지며 인도 루피화 가치가 한 때 달러당 64.10루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환 손실이 커졌다. 지난 6월에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에 한 차례 약세를 보인 루피화 가치는 외환위기 우려에 다시 한번 폭락하며 인도 국채의 환손실을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 5월 이후 달러 대비 하락률은 14.7%에 이르렀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으로 지난 5월 2일 설정된 동양KIS Global Income사모증권투자신탁 1(채권)은 설정 후 -13.92%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4월 24일 설정된 동양KIS Royal Income사모증권투자신탁 2(채권)도 -12.53%로 원금손실을 보이고 있다.

이 펀드는 수출입은행 등이 발행한 만기 1년의 루피화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 예상 이자수익률은 연 6~7% 수준이지만 이미 손실폭이 이자 수익을 초과해 원금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그밖에 인도국채 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인도국채 사모증권투자신탁 1(채권-파생형)도 4월 17일 설정 후 -12.84%, 우리자산운용의 우리 골든인디아 사모증권투자신탁 1[채권]도 -12.33%로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두 펀드의 초기 설정액은 200억원대였으나 수익률 부진에 순자산은 17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이들은 국채 이자수익에 환 차익을 추가로 노리기 위해 인도 루피화에 대해 환 헤지를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손실 폭이 확대됐다. 만기까지 가져갈 경우 내년 3~5월 루피화 환율 변동폭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루피화 가치가 이미 14% 하락한 상태여서 만기시점에도 현재 수준의 환율이 계속된다면 -7% 손실 상환은 불가피하다.

동양증권의 인도 국채 신탁의 경우 일정 수익률이 달성되면 조기 환매키로 했으나 이미 조기환매는 요원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인도의 금융위기설이 가시화되고 미국의 달러 강세가 심화될 경우 인도 루피화의 추가 약세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여파에 인도 루피화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인도 사태가 외환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정국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경제 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이 어려운 상황인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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