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위기의 인도서 '몸살'…"현지 상황 주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김남이 기자 2013.08.2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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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격·생산성 '후진'.. "전략형 모델 지속 출시로 위기 돌파"

현대자동차 (241,500원 ▲4,500 +1.90%)가 '인도 발 충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인도 루피화 가치 급락과 산업수요 부진으로 인도법인의 수익성과 생산성이 현대차 전체 글로벌 현지법인 가운데 최하위로 떨어진 것. 지난 2년간 지속적 내리막길을 걸은 인도경제가 외환위기 문턱에 까지 내몰린 결과다.

2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차량 1대당 평균 판매가격(ASP)은 774만원으로 2011년 상반기 대비 7.3% 하락했다. ASP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자동차 회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를 제외한 현대차 주요 해외시장 현지 법인의 ASP는 모두 상승했다. 현대차 글로벌 법인 가운데 인도의 수익성 둔화폭이 가장 클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중국법인(BHMC)의 올 상반기 ASP는 6.6% 뛴 1742만원으로 집계됐으며 미국법인(HMMA)는 3.6% 증가한 1860만원을 기록했다. 유럽법인(HMMC)의 올 상반기 ASP는 1791만원으로 2년 전보다 12% 뛰었다.

생산성도 인도법인이 가장 부진했다. 지난해 인도법인의 공장 가동률은 99.8%로 현대차 글로벌 공장 가운데 유일하게 가동률이 100% 밑으로 내려갔다.(2012년 현지 공장이 준공된 브라질법인 제외) 현지 생산 증가폭 역시 현대차 글로벌 공장 가운데 인도가 최하위다. 지난해 인도공장 생산량은 전년대비 3% 증가한 63만7885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과 중국, 유럽 공장의 생산량은 각기 6.8%, 15%, 20.6% 씩 늘었다.



올해 인도법인의 생산성은 판매 둔화로 지난해보다도 더욱 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의 올해 1~7월 인도 누적 판매량은 22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루피화 가치와 산업수요가 함께 꺾이며 수익성과 생산성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루피화 가치 급락이 수익성 둔화 폭을 키웠다는 평가다. 현재 1루피의 가치는 원화 기준으로 17.7원 수준. 25원이던 2011년 1월과 비교하면 루피화 가치는 원화대비 무려 29.2% 깎였다. 특히 외환위기가 고조된 올해 들어서만 루피화 가치는 20% 가량 떨어졌다. 그만큼 현지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불어나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외환위기 직전까지 몰릴 만큼 인도 경제가 지난 2년간 추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그나마 선전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인도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8%로 2년 전 1분기 성장률 9.9%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해 최고 50억 달러에 육박한 월간 외국인투자 유입금은 올해 들어 반토막이 났다.

이 기간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업체 마루티스즈끼는 감산에 돌입했고 타타와 토요타 등 대부분의 주력 업체들이 증산을 멈췄다. 하지만 현대차는 4만대 증산을 하며 현지 점유율 2위를 수성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현지 전략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위기에도 판매를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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