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이 되면 전세계 사람들이 사랑의 도시 <베로나>에 모인다. 여름이면 해가 늦게 지기 때문에 연인들이 사랑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이는 것만은 아니다. 바로 '아레나 디 베로나(Arena di Verona) 오페라 페스티벌'이 모두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베로나에는 2세기 초에 건설된 로마시대 원형극장인 아레나가 있다. 그리고 그 곳에선 해마다 여름에 오페라 축제가 열리는데 1913년 8월 10일, 베로나 출신 오페라 가수 제나텔로(Giovanni Zenatello)와 극장 기획자 로바토(Ottone Rovato)가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이 곳에서 야외 오페라를 공연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레나에선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세라핀(Tullio Serafin)의 지휘 아래 베르디의 명곡 8곡이 연주되었는데 푸치니, 마스카니, 카프카, 고리키등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예술인들이 이 공연을 지켜보았다.
이때부터 매년 이 곳에서 야외 오페라가 공연되었으며 베로나와 유럽을 대표하는 오페라 축제로 발전했다.
축제시기는 해마다 조금씩 다른데 보통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이다. 대부분 베르디와 푸치니 오페라가 무대에 올라가는데 다른 작곡가들의 오페라들도 같이 섞여 무대를 채운다.
베르디의 아이다를 제외하고는 매년 프로그램이 바뀌기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오페라를 올해는 들을 수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된다.
낮에 도착하니 오페라 축제가 열리는 아레나극장 근처는 도처에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했다. 베르디 오페라 '아이다'를 보기 위해서 아주 짧고 굵게(?) 며칠 묶을 생각이었는데 다른 오페라의 무대장치를 보니 아쉬움이 급격히 밀려왔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무대 장치 조금 옆에 있던 사람보다 훨씬 큰 규모의 스핑크스들을 보니 역시 내가 고른 아이다가 대박일 거라는 기대감이 더해졌다.
베르디 아이다의 무대는 스케일이 그 어떤 오페라보다도 커서 꼭 이 곳, 아레나에서 보고 싶었다. 또한 베로나 오페라 축제의 기원에 베르디의 '아이다'가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설레이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고, 저 안에서 내가 느낄 그 느낌이 어떨지. 이 무더위를 음악으로 어떻게 달콤하게 만들어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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