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울린 30억 '송도상가' 투자 3년만에…

머니투데이 송도(인천)=송학주 기자 | 2012.10.25 16:05

썰렁했던 송도 복합상가 '커넬워크' 문의 쇄도…실제 계약으론 이어지지 않아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이 들어서게 될 송도 '아이타워'와 인근 커넬워크 상가 모습.ⓒ송학주 기자
"GCF 특수로 송도가 뜬다고 해서 궁금해서 와 봤어요. 특히 '김연아 상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요."

25일 '김연아 상가'로 유명세를 탄 인천 송도 '커넬워크' 거리에서 만난 한 주부는 실제 투자까지도 감안해서 150㎞를 달려왔다고 했다. 그는 미분양아파트도 둘러볼 생각이지만, 우선 상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 송도 커넬워크에서 만난 두 주부가 상가 문의를 위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다.ⓒ송학주 기자
지난 20일 유엔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라는 대형 호재가 터지면서 송도에는 연일 많은 예비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 지역 상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피겨퀸' 김연아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커넬워크'다. 김연아가 2009년 9월 약 30억원을 투자해 상가 3채를 사들인 이 복합상가는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지상 1~2층 총 353개 점포 규모로, 폭 5미터에 540미터 길이의 스트리트형 상가다.

김연아가 상가를 분양받았다는 소식에 한때 입점 문의가 몰리면서 '김연아 상가'로 불리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로 송도신도시 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유동인구가 적어 점포 대부분이 비어 있는 '유령 상가'로 전락했다. 김연아가 사들인 3채 가운데 1채 역시 임대가 되지 않아 비어 있다.

↑인천 송도 커넬워크 상가 전경. 점심시간임에도 한산하다.ⓒ송학주 기자
상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커넬워크'는 지난달 말까지만해도 85개 점포만 분양, 공실률이 75%에 달했다. 입주 상가도 대부분 음식점이고 점심시간에도 한산할 정도다. 이 때문에 이 복합상가는 스포츠 스타의 대표적인 부동산 실패 사례로 꼽혀 왔다.

하지만 GCF 사무국 유치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커넬워크는 GCF 사무국이 입주하게 될 '아이타워' 바로 옆에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연일 분양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이랜드리테일이 커넬워크의 254개 점포를 10년간 임대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GCF 사무국 상주 인구만 8000명이고 이들이 쇼핑하거나 식사하려면 커넬워크를 이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투자가치가 높다는 소문에 오늘 오전에만 수십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인근 H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상가 매물은 이랜드가 대부분 임대해서 남아 있는 물량이 10건도 되지 않는다"며 "상가를 분양받은 후 이랜드에 임대할 경우 매달 220만원씩 수익을 올릴 수 있고 GCF 입주후 3년 뒤부터는 매출에 따라 임대료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송도에 들어서자 길 옆으로 GCF환영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송학주
커넬워크 상가의 전용면적 31㎡ 시세는 5억원으로, 분양가보다 5000만원 가량 싸다는 게 이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려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가 자칫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GCF 사무국 유치가 대형 호재임에는 분명하지만, 송도 부동산시장 전체를 상승세로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업유치, 인구유입 등이 꾸준히 이뤄지지 않으면 단발성 호재에 그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커넬워크의 한 분양 관계자는 "문의는 많은데 실제 계약은 거의 없다"며 "아무래도 상가는 주택과 달리 여러가지 고려해야 될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신중히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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