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두고 연준이 한 선택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2.06.20 17:10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19일(현지시간)부터 이틀 간 일정으로 정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FOMC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FOMC는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 미국 경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연준이 이번에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은 높다. 경기가 여전히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연준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할 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시기적으로 연준은 그 어느 때보다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에 두고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공급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설 경우 자칫 현 정권의 편에 선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72년 대선 당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연준에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도록 압력을 가했던 전례가 있다. 연준이 실시한 양적완화는 인플레를 부추겨 이듬해 석유 파동과 맞물려 미국 경기에 오랜 기간 악영향을 주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연준이 지금까지 비교적 정치와 독립된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핌코의 스트래티지스트인 토니 크레센지는 "연준이 과거 취해온 정책들을 보면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정치적인 요소들로 방해를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 대학 경제학 교수 겸 통화정책 전문가이자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친구인 마크 가틀러도 중앙은행들은 그들의 명성에 신경을 쓰기도 하지만 경제적 성과를 얼마나 내는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평판이 좋지 않은 중앙은행들은 정치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럽 위기가 커지고 있어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와 미국이 그럭저럭 성장을 하고 있는 만큼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반반이다. DMJ어드바이저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존스는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 추가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추가 양적완화)이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전 이코노미스트이면서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인 캐서린 맨은 버냉키 의장이 신중함을 보이는 것은 여전히 장기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양적완화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버냉키 의장이 공화당으로부터 항의편지를 받았지만 소신껏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연준이 과거 대선 당시 취했던 입장이다.

◇2008년 '완화'= 2007년 가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번진 금융위기가 화두였던 2008년 연준은 위기 극복을 위해 2007년 말부터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하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그 해 4월 완화 정책을 중단했지만 그 해 10월 리먼브라더스의 붕괴로 다시 금리인하 국면에 접어들었다.

◇2004년 '긴축'=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와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경합하던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긴축정책을 펼쳤다. 당시 부동산 버블 현상을 감안할 때 연준이 더 신속하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000년 '긴축'=연준은 1999년부터 금리 상승세를 유지하다 2000년 금리 인상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선거를 의식해 금리 인상을 멈춘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1992년 '완화+유지'=1996년 대선 당시 연준은 현상유지 정책을 펼쳤다. 그 해 1월 기준금리를 5.25%까지 낮췄으며 1995년 말부터 1998년 가을까지 3년 동안 금리는 5.25~5.5% 사이에서 움직였다.

1992년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와 조지 H.W. 부시 공화당 후보가 경합을 벌이던 대선 당시 연준은 비난에 휩싸였다. 연준은 노동절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1994년까지 금리를 유지했다.

당시 부시 후보는 연준이 정치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공격했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부시 후보가 연준이 아닌 정부 통계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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