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한국형 헤지펀드 1호 '부익부 빈익빈'

더벨 김경은 기자 | 2012.01.19 10:41

IFRS 연결재무제표 작성 부담 등…기관자금 유치 경쟁

더벨|이 기사는 01월10일(18:08)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드머니(Seed Money)가 운용사별로 극명하게 엇갈리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드머니 규모가 작은 곳은 적정 운용 사이즈 확보를 위해 개인 및 기관투자가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운용사들이 계열사 지원 및 프라임 브로커 자금 등으로 시드머니를 마련한 가운데 여전히 금융계열사의 지원 여부를 확답받지 못한 곳들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자산운용의 '동양MYACE일반형', '동양MYACE안정형' 설정액은 각각 50억원, 10억원으로 순수 고유자금투자(PI)로 이뤄졌다.

동양증권은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혔고, 동양생명은 여타 기관투자가들처럼 한국형 헤지펀드 1호의 성과를 지켜본 뒤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실상 계열사 지원 성격의 시드머니 투자는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시딩 참여가 명확하지 않아 프라임 브로커도 자금을 선뜻 넣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우선 고유자금으로 운영을 시작하고 기관 등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프라임롱숏알파'펀드 설정액도 4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측은 시드머니 성격의 자금은 4억원에 불과하지만 향후 기관자금 유치를 통해 펀드 규모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하나UBS운용 관계자는 "현재 기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예상 규모는 250억원 가량이며 시기는 이번달 내로 입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나UBS운용은 최대주주인 UBS(지분율 51%)가 헤지펀드 상품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편이라 운용사 고유자금투자(PI) 및 본사의 지원은 불허됐다. 4억원은 펀드 설정을 위해 관계사로부터 최소한의 자금을 납입받은 것이다.


반면 계열사 지원이 원활한 곳은 초기 운용 자금 마련에 대한 고민을 덜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명장한국주식롱숏'과 '신한BNP명장Asia-ex Japan주식롱숏' 펀드에 각각 570억, 290억원의 자금을 유치해 총 860억원으로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했다. 프라임 브로커 및 금융계열사인 신한은행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H클럽에쿼티헤지전문사모투자신탁' 역시 삼성화재ㆍ생명의 지원 및 프라임 브로커를 통해 430억원의 실탄을 장착해 운용에 돌입하게 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초기 운용 자금 유치 경쟁에서 계열사 규모 및 지원 여부에 따라 판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차이가 벌써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사모펀드 자산의 50%를 넘게 투자할 경우 연결재무제표 작성 의무가 부과되는만큼 시드머니를 확보한 운용사들 역시 투자자 유치 부담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화자산운용의 '한화아시아롱숏' 펀드는 프라임 브로커인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50억원과 금융계열사인 대한생명의 150억원 지원으로 시드머니를 마련했다. 대한생명이 펀드자산의 75%를 차지하고 있어 투자자인 대한생명이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으려면 이 비율을 낮춰야 한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한국형 헤지펀드 투자자 모집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시드머니 성격으로 투자를 결정했지만, 향후 기관투자자 및 개인들 자금 유치를 통해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제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연결재무제표 작성시 보험사의 손익 변동성이 확대되는데다 펀드가 투자한 자산별로 일일이 분해해서 공시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헤지펀드 투자 규모가 보험사의 전체 운용자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낮아 전체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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