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이 먼저 찾는 이 기업…"21년 노하우로 승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11.11.28 06:00

산업용 코팅장비 제조업체 피엔티, 스팩합병3호…내년 1월말 코스닥 상장

산업용 코팅장비 제조업체 피엔티는 임직원 130명 가운데 영업직원이 채 열명도 안 된다. 중소기업이 한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기계장비를 납품하자면 발바닥에 땀이 나게 돌아다녀야 하는 게 현실이련만 이 회사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지난 25일 경북 구미공장에서 만난 김준섭 피엔티 대표(사진)는 "LG, 삼성 등에서 먼저 찾아와 주문을 하고 여기에서 매출의 90%가 나온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액 473억원 중 400억원 이상을 '가만히 앉아서' 벌었다는 얘기다.

이런 사업의 비결은 전체 직원의 80%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인력에 있다. 김 대표부터 금오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해 설비설계 분야에서 21년을 일해온 전문가다. 김 대표는 "R&D 인력 중 70%가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라고 귀띔했다.

회사가 자랑하는 '롤투롤'(Roll to Roll) 기술은 국내 소재 코팅 및 절단 장비 제작 분야에서 최고를 자부한다. 롤투롤 기술이란 원재료를 회전롤러에 감으면서 특정 물질을 도포해 새로운 기능을 갖게 하는 공법을 말한다. 피엔티는 이를 통해 정보기술(IT) 산업에 폭넓게 쓰이는 코팅 머신과 반도체 웨이퍼 가공장비, 2차전지 핵심소재인 분리막 생산장비, 구리 동박 생산장비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프리즘·광학필름 코팅 설비를 개발하고 국내 최초로 특수박 도금기술과 LCD 폴리싱 설비를 개발한 것도 R&D 인력이 밤샘 연구·개발에 매달린 덕이다. 이젠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만이 아니라 미국·중국·유럽·대만 기업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

김 대표는 "주력 분야인 롤투롤은 최근 기계산업의 대세"라며 "누가 할 수 있느냐만 남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상반기부터 증시 상장을 준비해 온 것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2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는 공모자금 역시 모두 설비투자와 중국 등 해외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상반기 미국·유럽발 위기로 공모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하나그린스팩과의 합병 상장을 선택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으로는 화신정공알톤스포츠에 이어 세번째다.


앞선 두차례의 스팩상장업체의 주가가 부진한 편이지만 김 대표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소재 장비를 공급하는 만큼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사업 확대 전략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이익을 돌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피엔티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큰 타격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최근 3년 동안 매출은 평균 51.2% 늘었고 이익률도 10%를 웃돈다.

김 대표는 "2차전지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해외장비 대체 효과가 두드러지면서 올해에는 매출 832억원, 내년은 1047억원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엔티는 오는 12월8일 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말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합병비율은 1대4.5670662, 합병 뒤 1367만882주가 신주로 발행돼 총 발행주식은 1890만2882주로 늘어난다.

합병 뒤 최대주주는 김 대표로 지분율은 28% 안팎이다. 그밖의 투자자는 퓨처제일호사모투자 외 6개사(31.19%), 유진자산운용(4.36%), 하나대투증권(2.81%)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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