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잃어버린 20년 극복하는데 상당한 시간 걸릴 것”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1.11.23 11:31

오쿠 마사유키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 회장 인터뷰

오쿠 마사유키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 회장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린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려면 정치 안정이 필요한데 1년에 총리가 5번이나 바뀌는 상황에서는 불황을 극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불황에서 벗어나려면 정치안정이 필요합니다. 1년 동안 총리가 5번이나 바뀌는 상황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을 극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오쿠 마사유키(奧正之)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금융그룹 회장은 22일 오후, 중국 칭화(淸華)대 공공관리학원에서 ‘경제 및 금융 혼란기의 리더십’이라는 강연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엔고(高)나 고임금 등 경영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기업은 해외로 진출할 수 있지만 국가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쿠 회장은 “1970년에서 1990년까지 20년 동안 일본 경제는 연평균 9.6% 성장했지만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0년 동안 성장률은 0.3%로 떨어졌다”며 “일본 젊은이들이 태어나서부터 성장을 경험하지 못해 적극적으로 도전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이 일본의 기성세대로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본 은행이 세계 10대 은행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했지만 잃어버린 20년을 겪으면서 거의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현재 중국 은행이 10대 은행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업무 대부분이 중국 안에서 이뤄지고 자산 구성(Asset Portfolio)도 중국 내 대출 등인 것이 앞으로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22일 오후, 칭화대 공공관리학원에서 열린 오쿠 마사유키 미쓰이스미토모 회장 강연에는 300여명의 학생과 금융인들이 몰려 경청했다.

오쿠 회장은 “현재 충칭(重慶)에 미쓰비시스미토모은행의 지점을 준비 중”이라며 “중국의 중서부 대개발에 맞춰 앞으로 중서부 내륙 지역으로 영업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2개인 중국 내 지점을 더욱 늘리고 한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도 진출을 확대해 2년 뒤인 2013년에 해외 이익 비중을 2009년의 20%에서 30%로 10%포인트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부동산 값이 너무 올라 버블이 터지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장기불황에 빠질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의 버블은 1985년의 플라자협정으로 엔화가치가 급등한 뒤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금리를 대폭 내리고 통화공급을 확대하면서 발생한 ‘화폐 현상’ 측면이 강한반면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률에 따른 수요확대로 부동산값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어서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오쿠 회장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 위기에 직면한 지금 리더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통찰력과 소통을 갖고 비전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중국 젊은이들은 도전정신이 강해 훌륭한 기업가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비즈니스를 하려면 수많은 계약과 분쟁해결이 필요해 법률 지식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도 20대에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녀 법률지식을 갖춤으로써 위기 때마다 TF팀에 뽑혀 일하다보니 거대은행의 CEO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은 스미토모, 미쓰이, 고베(神戶), 타이요(太陽) 등 4개 은행이 2001년10월에 합병해 설립된 은행으로 현재 총자산이 111조558억엔, 자본금이 1조7710억엔에 달하고 있다. 임직원은 2만3121명이며, 일본 국내에 434개, 해외에 51개 지점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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