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쇼크 한달]대선·엔터·바이오는 살아 남았다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11.08.30 14:35

손실만회 노린 개미투자자 반대매매..대주주는 장내매도

지난 9일 코스닥지수가 10% 이상 급락하며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주가 급락에 투자자들은 당황했지만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테마주로 꼽힌 기업들은 예외였다.

피에스엠씨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고, 대현도 11.7% 급등세를 보였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테마주로 꼽힌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등도 주가 급락 기간에 나홀로 상승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 종목은 증시가 방향성을 못 찾은 가운데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이자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급락에 늘어난 손실을 만회하려 투자자들은 테마주 강풍에 동참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부각되면서 테마주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투표 결과에 따라 특정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달라진다는 분석에 수혜주 찾기는 계속됐다. 육아 복지에서 시작된 대선 테마는 노인 복지, 무상급식 등으로 번져갔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테마주로 쏠리자 원조 테마주격인 바이오주들도 급등했다. 노인복지와 바이오 테마가 맞물리면서 주가 기폭제가 됐다.

차바이오앤은 지난 8일 7.1% 상승한데 이어 10~17일까지 5거래일 동안 36.0% 올랐다. 에프씨비투웰브는 44.9%, 엔케이바이오는 24.7%, 알앤엘바이오는 21.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반등하며 500선을 회복했지만 지수 상승폭을 훨씬 상회하는 결과였다.

하지만 개미 투자자들이 롤러코스터 변동성을 쫓아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전일 미국 증시가 어땠는지, 대선 주자들 관련 뉴스에 일희일비하는 테마주들의 움직임은 예측 불가능이기 때문.

결국 '묻지마 테마주' 투자의 허상은 대현에서 드러났다. 대현은 지난달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세 배 급등했고, 25일 신현균 대표가 문 이사장과 무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흘 연속 하한가로 추락했다.

대현은 지난달 중순 신용잔고율이 5%대였지만, 테마주로 부각되면서 잔고율이 8%대로 치솟았다. 잔고율이 급증했다는 건 빚으로 사들인 지분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빚을 끌어다 주식을 사들였고 결국 연일 하한가에 신용 잔고율은 4.0%대로 떨어졌다. 주가 급락에 상당수의 계좌가 증권사가 담보 부족을 이유로 강제 매도하는 반대매매를 당한 것으로 관측된다.

개미 투자자들은 손실을 내는 동안 돈을 번 건 최대주주였다. 신 대표는 주가가 급등하자 15만주를 장내에 매도했고, 대교홀딩스도 8.0%(365만 1830주)을 매도해 차익을 올렸다.

30일 현재 대부분의 테마주들은 급등시기 이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일부 상승 중인 테마주에 대한 빚내기 투자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복지테마주인 인포피아는 주가가 반등하면서 잔고율이 8.9%로 올해 최고를 경신중이고, 휴비츠도 7~8%대의 잔고율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시가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종목들이 급락할 경우 빚을 내 개미들이 강제매도 당하는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롤러코스터 흐름과 테마주 강세 장이 맞물려서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선방한 건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한 개미들. 에스엠을 필두로 한 KT뮤직 로엔과 같은 음원 기업, 네오위즈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게임주들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게임을 제외한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매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증시에서 소외됐지만 불안한 증시에 내수주로 부각됐다. 글로벌 경기 등 외적 변수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꾸준히 사용자들이 증가하면서 경기 방어주로 매력이 높아졌다. 증권사들도 이들 기업들에 대한 호평 리포트를 쏟아내면서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에스엠의 8월(1~29일) 주가 상승률은 19.7%. 같은기간 코스닥지수는 9.8% 하락했다, 30일 오후 2시 24분 현재 에스엠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한 상태다. 엔씨소프트는 3.9%, 네오위즈게임즈는 보합권에서 거래 중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2. 2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3. 3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4. 4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5. 5 "갑자기 분담금 9억 내라고?"…부산도 재개발 역대급 공사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