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귀 기울이듯 삶에 귀 기울여라

머니투데이 김영권 작은경제연구소장 | 2011.08.17 12:10

[웰빙에세이] 삶과 날씨가 같은 점

삶은 날씨와 같다

맑은 날도 있고 흐린 날도 있다. 비오는 날도 있고 눈 오는 날도 있다. 푹푹 찌는 날도 있고 폭풍우 몰아치는 날도 있다. 먹구름 사이로 햇살 눈부신 날도 있다. 어쩌다 쌍무지개 뜨는 날도 있다.

어떤 날이든 내가 바꿀 수 없다. 내리는 비를 안 내리게 할 수 없다. 안 오는 비를 오게 할 수 없다.

같은 날이라도 내 기분에 따라 좋기도 하고 좋지 않기도 하다. 마음이 울적하면 4월의 꽃 같은 날도, 10월의 청명한 날도 다 소용없다. 슬프게 대하면 슬퍼지고, 기쁘게 대하면 기뻐진다.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게 좋다. 더울 때는 더위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 추울 때는 추위를 받아들이는 게 좋다. 더울 때는 더위를 즐기고, 추울 때는 추위를 즐기는 게 좋다. 비가 내리면 비를 즐기고, 눈이 오면 눈을 즐기는 게 좋다. 거부할지, 받아들일지, 즐길지 그 선택은 내 자유다. 내 마음에 달렸다.

끊임없이 변한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붙잡을 수 없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 항상 새날이다. 이 순간만이 진짜다. 손에 쥘 수 없다. 잡으려면 놓친다. 오직 누리는 자의 것이다.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내일이나 모래는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사나흘 되면 별로 정확하지 않다. 한두 달 앞은 믿거나 말거나다.


그래도 계속 알려고 한다. 모든 변수를 파악하고 통제하려고 한다. 첨단 과학기술을 총동원해 미지의 영역을 없애려 한다. 신비를 문제 삼아 베일을 벗기려 한다. 그래봤자다. 그것은 과학 너머에 있다. 한두달 뒤는 결국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봄 다음은 여름이고, 여름 다음은 가을이고, 가을 다음은 겨울이다. 겨울이 깊으면 봄이 온다. 이 순환에 예외는 없다. 계절은 가고 인생도 간다. 태어나고, 자라고, 시들고, 죽는다.

섭리 같은 것이 있다. 거대한 질서가 있다. 위대한 균형이 있다. 신의 의지가 있다. 무한한 에너지의 흐름이 있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 내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북극의 빙하를 무너뜨릴 수 있다. 무너진 빙하 사이에서 길 잃은 곰이 굶주릴 수 있다. 녹은 빙하에 해수면이 차올라 남태평양의 작은 섬이 물이 잠길 수 있다. 그 섬에서 대대손손 천국 같은 행복을 누리던 원주민들이 터전을 잃고 보트 피플이 될 수 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이 바로 그 보트 피플일 수 있다.

나는 오늘도 일기예보를 듣는다. 오늘과 내일의 날씨에 귀 기울인다. 내 삶에도 그만큼 귀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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