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도 감탄하는 '칸칸'설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8.16 10:30

[MT가 만난 건설인]서현주 코오롱건설 상품개발팀장

- 양면 수납장·주방 통로 등 100가지 아이디어 적용


↑현관에서 부엌으로 연결되는 통로.
"어쩜, 이런 곳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소재한 '코오롱주택문화관'을 찾은 주부들은 연방 감탄사를 쏟아냈다. 수납공간 활용의 결정판으로 평가받는 '칸칸' 설계가 적용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해보면 이 같은 반응이 결코 '오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칸칸설계는 '모든 물건은 제자리가 있기 마련이다'라는 철학을 토대로 탄생했다. 무려 100개 넘는 수납공간 아이디어가 설계도와 가구에 적용됐다.

동선도 잘 풀어냈다. 특히 주부를 최대한 배려했다. 현관에서 거실로 곧장 향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신발장 옆에 '비밀의 문'을 만들었다. 문을 열면 주방으로 향하는 통로가 있다.

장을 보고 현관에 들어서 장바구니를 들고 거실을 거치지 않아도 주방에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이 통로는 세탁실까지 연결된다. 장을 볼 때 쓰는 카트는 현관에 전용수납장이 있다. 주부의 불필요한 동선을 줄인 설계다.

↑청소기 수납장을 비롯한 100여개의 수납 아이디어가 설계에 반영됐다. 대부분 수납장은 양면으로 돼 있어 동선을 줄이고 편리성을 높였다.
침실, 세면실, 옷장, 화장대, 주방에는 장소별로 사용하는 물건들이 들어갈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위생비닐, 쿠킹포일 수납장도 따로 있다. 물건을 찾을 일도, 부산스럽게 돌아다닐 일도 줄어든다.

수납장은 대부분 양면으로 돼 있다. 벽을 사이에 두고 반대쪽에서도 물건을 넣고 빼는 게 가능하다. 수납의 편의성을 높인 아이디어다. 공간이 있는 곳이면 모조리 수납장을 만들어 어지간한 살림살이가 아니고선 수납공간이 남아돌 정도다.


↑서현주 코오롱건설 상품개발팀장.
칸칸프로젝트를 주도한 서현주 코오롱건설 상품개발팀장(48·사진)은 "자녀 둘을 둔 주부의 마음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주부평가단을 통해 수납하기 어려운 물건들을 조사했는데 청소기도 그중 하나였어요. 모양도 그렇지만 흡입호스가 길어 보관하기 까다롭죠. 그런데 적은 비용으로 고리 하나만 설치하면 선 정리가 깔끔해져요. 다리미판 위에도 다린 옷을 걸어둘 수 있는 옷걸이를 달아놓았죠. 별거 아니지만 주부들은 늘 불편함을 느껴온 거라 감탄한다니까요."

서 팀장은 "이런 게 바로 고객감동이란 걸 주부들을 보고 거꾸로 배운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대학원에서 도시설계를 공부했다. 설계사무소에서 10년간 일하다 2002년 코오롱건설에 입사해 상품개발을 담당했다. 그는 주택건설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 팀장은 주부들의 최대 불만은 '수납문제'라는 걸 파악했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수납의 여왕'으로 불릴 만큼 유명인사가 된 주부 곤도노리코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거실 뒤편 공간을 수납장으로 만들었다.
곤도노리코씨의 이름만 빌린 게 아니라 수차례에 걸친 마라톤회의를 거듭한 끝에 얻은 아이디어를 칸칸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서 팀장은 꼬박 1년이 걸려 2008년 7월 칸칸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현재 대구 파동, 평택 장안동 아파트에 칸칸설계가 적용돼 입주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사계절 옷 수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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