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모피아, 금피아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2011.05.12 12:10

[CEO에세이]"청렴사회 없이 경제성장도 없다"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걷잡을 수없이 전개될 것 같다.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임직원의 상습적인 비리는 바로 시한폭탄이었다. 영업정지 직전 이른바 상당수 VIP(?)의 돈이 일시에 빠져나갔다. 법이 보호하는 한도는 5000만원이다. 그 이상을 맡긴 나머지 대다수 고객의 돈은 보호받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연일 데모와 농성이 벌어지고 있다. 당국은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가. 그들의 농성은 금융감독당국과 정치권력에까지 이어진 비리의 먹이사슬에 대한 항거이기도 하다. 그래서 단순한 금융사고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모피아·금피아란 말이 회자되곤 했다. '모피아'(MOFIA)는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재정경제부(MOFE·Ministry of Finance & Economy)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다. 끼리끼리 정부 고위직과 금융회사 주요 자리를 독식한다고 붙은 별칭이다.

시장의 원성이 얼마나 자자했는지 짐작할 일이다. 언젠가 시중은행장이 재무부 사무관 옆에 서서 1시간 넘게 말도 못붙이고 기다렸다는 얘기가 있다. 지금도 전설처럼 금융계에 회자된다.

◇먹이사슬처럼 시스템화(?)

옛 재무부 차관급이라면 은퇴 후 9년은 '노후보장'이 됐다. 공기업 사장 3년+민간금융회사 사장 3년+금융회사 고문 3년이다. 국장급이라면 6년이 기본이었다. 금융회사들은 재무부의 감독을 무력화하는데 모피아들이 필요했다. 이런 모피아의 아성에 '금피아'가 도전했다.

금피아는 금융감독원과 마피아의 합성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모피아가 '관료배제, 민간우대'에 걸려 주춤하는 동안 세력을 확 키웠다. 하지만 그게 그거다. 모피아들이 금융위와 금감원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마피아가 뭔가. '범죄조직'이다. 그런 마피아란 단어를 정부조직 인사들에게 합성어로 사용한 것이다. 얼마나 끔찍한 말인가.

이런 일은 먹이사슬처럼 시스템화(?)돼 왔다. 그러나 금감원 출신 감사는 '작은 낙하산'에 불과하다는 게 중론이다. "큰 낙하산은 대통령이 만들고 금융기관 감사는 아예 가려진 작은 낙하산에 불과하다."


과거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의 지적이다. MB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노동·주택·교육분야가 주전공으로 적격성 논란이 있었다.

◇정실인사가 조직 망쳐

KB금융그룹의 어윤대 회장과 우리금융그룹의 이팔성 회장 그리고 하나금융그룹의 김승유 회장도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이다. 또 산은금융그룹 강만수 회장은 MB정부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이다. 금융지주사 회장 자리 5개 중 4개가 대통령 측근 인물로 채워졌다.

역사는 말한다. 중국 청나라는 정실인사와 부패 때문에 뼈아픈 100년을 겪었다. 이제 중국은 굴기의 시절을 맞았다. 하지만 부패 역시 중국의 도약을 가로막는 아킬레스건임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금융감독기구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가 민관 합동으로 출범했다. 근본적으로는 국가 비상사태라는 인식 아래 청렴사회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홍콩·싱가포르·스웨덴·뉴질랜드처럼 부패방지기구 강화를 위해 대통령이 앞장서야 한다. 개헌도 불사해야 한다.

청렴사회가 되지 않고는 결코 경제성장도, 선진국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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