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의 패배!"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 2011.05.05 14:15

[CEO에세이]기회주의보다 원칙을

4·27 재보선이 끝났다. 누가 뭐라 한들 당·청 모두의 참패다. 그런데 일이 묘하게 되어가는 것 같다.

참패를 극복할 대안은 오로지 박근혜 전 대표인 것처럼 여당이나 일부 언론 모두 호들갑을 떨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면 당도 살고 2012년 총선·대선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믿는 모양이다. 어처구니 짝이 없는 소리들이다.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는 패전지장이기 때문이다.

우선 본인 스스로 밝힌 그대로다. 4월28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방문길에 오른 그녀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번 패배는 한나라당 전체의 책임이며 저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최고의원은 '서초포럼' 강연에서 "지금은 박근혜 시대"라고 말했고 친박 허태열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는 앞으로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친박계 내에선 "대선이 1년6개월이나 남아있어 아직은 이르다"는 반대론이 있다. 또 "구당(救黨)을 위해서라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긍정론도 엇갈리고 있다고 한다. 재보선 결과를 기묘하게 해석하는 것이다.

◇오로지 대안은 박 전대표?

홍사덕 의원은 친박계가 2008년같이 '공천학살'을 겪는다면 '분당'(分黨)을 불사하겠다는 협박도 불사했다. 이제 패거리가 제일 많은 미래권력(?)을 놓고 저희들끼리 생판 난리다.

강원도지사 선거를 다시 보자. 그것은 기회주의자들이 응징받은 선거전이었다. 한나라당의 엄기영 후보는 민주당과 한나라당 양쪽의 러브콜을 받았다고 한다. 청와대도 그를 영입하는데 적극적이었다. 끝내 그는 한나라당을 택했다.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대패였다. 그만큼 그는 '기회주의적'인 인상을 국민에게 줬다.


그 기회주의가 깨진 것이다. 또 그 알량한 '인지도와 지지도'가 박살난 것이다. 선거 초반만 해도 엄 후보의 지지도는 민주당의 최문순 후보를 20%포인트 앞섰다. 최 후보는 6%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니 약 30%포인트 가까이 뒤집힌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 전대표의 '상당한' 선거지원을 받고도 떨어졌다. '상당한'이라고 표현한 것은 박근혜 전 대표의 애매모호한 태도 때문에 붙인 단어다. 확실하게 선거지원을 한 것도 아니고 안한 것도 아니란 뜻이다.

보도에 따르면 3월 초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 4·27재보선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회주의가 응징받은 것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깊이 생각해 본다고 했다"고 했다.

한편 그녀의 늘상 있는 말로 "선거는 당에서 할 일"이라는 소리도 들렸다. 이러면서 그녀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 고문의 자격으로 요란하게 강원도를 오갔다. 물론 자연스레(?) 엄기영 후보와 함께 걸어가는 사진이 뉴스를 탔다. 일련의 과정이 한 마디로 기회주의적이라고 국민들은 느낄 수 있었을 게다. 그리고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을 게다. 이런 연고로 박 전대표는 패전지장이다.

드라마틱했다. 총체적으로 '이·박' 참패다. 이게 민주주의하는 맛이다. 집권여당·청와대는 깊은 성찰 '흉내'라도 내기 바란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정치선진국이다. 그것에 비해 중국의 지도자들은 오리무중 속에서 나온다. 일본은 세습이 다반사다. 다만 한국에서는 다른 고질병이 깊어가고 있다. 돈의 변칙적 상속과 재벌 CEO들의 부당 세습이 문제다. 오늘도 TV뉴스에 열살짜리 재벌 오너의 조카가 자그마치 680억원대 주식부자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래가지고서야 정말 한국의 미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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