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중단…"땅값만 올리고 이제와서 해제"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11.04.15 08:04

[뉴타운, '10년의 방황']


- 개발 기대감에 들뜬 주민, 투자자들 불안 확산
-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지분값↓, 실망매물 출시


서울시가 일부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 정비예정구역을 해제키로 하자 부동산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건축제한으로 묶인 곳에 한해 주민동의를 받는 조건이지만 시장 전체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뉴타운 해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각 지역 중개업소들에는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C공인 관계자는 "흑석뉴타운 중 일부 존치구역에서 건축제한이 풀리는 것인데 다른 구역도 개발에서 제외되는 게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며 "개발 기대감에 들떴던 주민들과 비싼 가격에 소액 지분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경기도가 뉴타운을 재정비하겠다고 나섰고 안양만안·김포양곡 뉴타운 등이 줄줄이 해제된 것도 불안감 확산의 원인이다. 서울시내에서도 같은 현상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본부장은 "경기도는 사업성이 없는 곳이 많아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서울은 뉴타운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미 지정된 뉴타운은 정상적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상한다. 실제 존치구역의 건축제한 해제를 추진 중인 방화·전농뉴타운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는 실망매물이 출시되고 지분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서구 방화동 H공인 관계자는 "방화3구역 대지지분 31㎡의 빌라가 주변 시세보다 5000만원 낮은 2억원 초반에 매물이 나왔다"며 "마곡지구 개발계획이 나온 때 20㎡ 이하 소형지분이 3.3㎡당 3000만~4000만원을 호가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건축제한이 풀릴 수 있는 곳은 △중화 △가재울 △수색증산 △신정 △신길 △노량진 △거여·마천 △흑석뉴타운의 존치지구 30곳과 정비예정구역 121곳이다.

이밖에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곳에서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는 게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동대문구 전농동 L공인 관계자는 "사업지 인근에 건축제한이 풀려 신축 빌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면 노후도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개발이 어려워지고 경관 등 전체 개발그림을 망가뜨릴 수 있다"며 "몇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니 이자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급매로 처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뉴타운 외에 재개발 지분값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재개발지분 평균가격은 3.3㎡당 2515만원으로 지난해 9월 대비 100만원가량 떨어졌다. 가격이 하락세지만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미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과장은 "지난달 기준금리 상승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부활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됐는데 뉴타운과 재개발·재건축지역의 지분 시세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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