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렬의 테크@스톡]스마트폰 시대의 '청바지 주식'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11.03.31 14:00

스마트폰 등 액세서리 국내시장, 올해 4500억...애니모드·제일모직 등 세계시장 도전

편집자주 | 송정렬의 테크@스톡 IT분야에서의 다년간 취재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이라는 프리즘으로 코스닥기업들의 경쟁력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변화속에서 알짜 코스닥 종목을 찾아내는 투자자들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IT액세서리시장은 지난해 1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애니모드의 갤럭시탭 키보드독(왼쪽)과 벨킨의 아이패드 거치대(오른쪽).

↑청바지는 19세기중반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최대 히트상품이었다. 1886년부터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리바이스의 가죽 패치.
#1850년대 미국의 골드러시(Gold Rush). 당시로선 어마어마한 10만명이 금을 찾아 서부로 서부로 몰려들었다. 실제로 상당한 양의 금이 채굴됐지만, 대박의 꿈을 이룬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진짜 대박을 터뜨린 주인공은 전혀 엉뚱한 곳에서 탄생했다. 당시 독일출신의 한 청년이 천막용 천으로 만든 질긴 작업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 바지는 거친 작업을 해야하는 광부들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 청년의 이름은 지금도 청바지의 대명사로 통하는 ‘리바이 스트라우스’다.

최근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국민 5명중 한명꼴로 스마트폰을 쓰는 셈이다. 애플 아이폰이 지난 2009년말 국내에 처음 등장한 이후 1년 4개월만이다. 연말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는 2000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인 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136.7% 늘어난 4억96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태블릿PC도 올해 5000~5500만대정도 팔려나갈 전망이다. 바야흐로 누구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는 모바일 전성시대다.

이렇다보니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만드는 애플,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의 실적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다. 지난해 아이폰 4749만대, 아이패드 1479만대를 전세계에 판매한 애플의 매출액은 762억7900만달러(1100원 기준, 83조9069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214억8700만달러(23조6357억원)를 기록했다. 또 삼성전자의 휴대폰사업을 담당하는 통신부문 역시 지난해 매출액 41조2000억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달성했다. 스마트폰 갤럭시S 1000만대를 포함해 총 2억8000만대의 휴대폰을 전세계에 팔았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폭발적인 확산을 타고 애플과 삼성전자가 부럽지 않게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이 있다. 마치 골드러시 시절에 청바지가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필수아이템으로 꼽히는 보호케이스 등 각종 액세서리를 만드는 업체들이다.

KT경영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IT기기 액세서리 시장규모는 1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마트폰 등 개별 기기시장에 비해선 작지만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 구입 이후 액세서리를 5~6개 정도 구입하며, 평균 구입가격은 13만원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주사용자인 젊은층이 나만의 스타일과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 아낌없이 액세서리에 돈을 쓰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기기 액세서리업체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도 익숙한 미국의 벨킨이다. 케이스, 충전기 등 액세서리 판매만으로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국내 액세서리 시장도 올해 4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산 액세서리를 수입해 판매하거나 직접 제조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는 삼성전자의 액세서리 협력업체인 애니모드다. 국내 판매량 280만대를 돌파한 갤럭시S 등 스마트폰과 갤럭시탭의 케이스 등을 판매, 지난해 매출액 350억원을 기록했다. 애니모드는 올해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 매출액을 8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아직 상장계획은 없는 상태다.

제일모직, 효성 등 대기업들도 모바일기기 액세서리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5월 프리미엄 IT액세서리 브랜드‘아이잘’을 선보였다. 아이폰이나 갤럭시S용 케이스 등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향후 노트북, 카메라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효성도 애플과의 협력을 통해 전세계 애플 매장에서 판매되는 아이패드 케이스 생산업체들에 직물과 폴리우레탄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 2위 삼성전자와 3위 LG전자는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대항마로 꼽힌다. 이같은 글로벌 제조사의 존재는 국내 IT액세서리 업체들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세계 IT 액세서리 시장에서 벨킨의 아성을 깨뜨리고 스마트폰시대의 청바지 대박을 터트리는 국내 업체가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다양한 색상의 스마트폰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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