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우 대표 "청탁 대가로 천회장에 금품전달"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11.03.17 18:06

계열사 워크아웃 청탁, 주식매수 대금 26억원 전달…천 회장은 공판 중 쓰러져

대출로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수우 임천공업 대표가 "청탁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이 대표로부터 받은 주식이 현재 193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우진 부장판사)는 17일 대출로비 및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 기소된 천 회장에 대한 속행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이 대표는 "2006년 계열사 D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당시 한국산업은행과 의견 조율이 안됐다"며 "천 회장에게 D사가 내놓은 워크아웃 방안대로 처리되도록 부탁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이후 산은과의 협상에서 D사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며 "천 회장이 평소 나를 동생처럼 아껴줬고 워크아웃과 관련해 큰 은혜를 입어 임천공업 주식 20억~30억 상당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천 회장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해 현금을 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며 "천 회장이 임천공업과 계열사 2개의 주식을 살 대금 26억1060만원을 세차례에 나눠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보유하던 임천공업 주식을 정상적으로 넘겨받은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미리 현금을 전달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 이 대표는 그 과정에서 천 회장에게 "'나중에 현금이 필요하면 주식을 되사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검찰은 "이렇게 받은 자금으로 천 회장은 자신의 자녀명의로 이 대표에게 주식을 넘겨받았다"며 "천 회장이 받은 주식은 현재 평가액이 193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천 회장을 임천공업 직원으로 등록하고 자문료 명목으로 급여, 백화점 상품권 등을 지급한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북악산 돌 박물관 건립에 들어간 12억원 상당의 자재는 "기부받은 것"이라고 증언, 금품의 성격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양측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천 회장은 검찰 심문 후 진행된 변호인 반대심문 도중 저혈당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졌다. 이로 인해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행하려던 공판은 다음기일인 24일로 연기됐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로부터 "계열사의 산업은행 대출금 130억∼140억원을 출자전환할 수 있도록 해주고 국세청 세무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총 47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천 회장을 기소했다.

천 회장은 현금 26억원과 자문료 수억원, 북악산 돌 박물관 건립에 들어간 12억원 상당의 철근 등을 공짜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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