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2 온다…태블릿 버블 위기감 고조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1.03.11 11:37

RIM·에이서 등 잇딴 태블릿 출시로 공급과잉 "생산량 40%가 창고행"

태블릿PC 시장의 절대 강자인 애플의 ‘아이패드2’가 11일(현지시간) 미국 판매를 시작한다.

이날 새벽 4시(미 현지 동부시간) 온라인 판매를 시작으로 오후 5시부터는 오프라인 매장인 애플 스토어를 비롯, 버리이즌, AT&T 등 양대 통신사와 베스트바이 월마트 등에서도 아이패드2를 살 수 있다.

기존 아이패드보다 얇고 가벼운데다 성능마저 개선된 신형 기기 출시에 소비자들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출시를 하루나 앞둔 10일 뉴욕 애플 스토어앞에는 우중에도 불구, 아이패드2를 사기 위한 장사진이 펼쳐졌다.

반면 경재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아이패드2의 출시가 경쟁 업체들을 자극해 공급 과잉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분석도 나왔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패드2를 소개하고 있다.


◇태블릿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 창고행=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AMD,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태블릿PC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이패드2의 출시가 임박했는데도 수혜보다는 걱정이 앞선 탓이다.

하락에 불을 지핀 것은 JP모간이었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인 마크 모스코비츠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생산된 태블릿PC 중 최대 40%가 팔리지 않고 재고로 남을 수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올해 시장에 나오는 태블릿PC는 총 81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수요는 4790만대에 그쳐 생산액의 절반 가량이 창고에 쌓이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급 과잉을 예상한 업체들이)생산량을 20% 줄인다고 해도 36% 가량의 공급 과잉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JP모간은 특히 공급 과잉의 충격이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든 후발 업체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선 사양을 가진 아이패드2가 출시된 데다가 가격 경쟁력 역시 애플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후발 업체들은 애플에게 부품조달선을 뺏기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많은 주문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시장 진입이 우선이라고 보고 물량 공세를 펴고 있어 공급 과잉은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블릿PC, 닷컴버블 전철 밟나=공급 과잉 등이 제기되면서 태블릿PC에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태블릿PC는 PC와 휴대폰 등이 결합한 컨버전스 기기여서 관련 업체들의 진출이 용이한 편이다.

실제 HP 델 레노보 도시바 등 PC업체는 물론이고 삼성전자 LG전자 노키아 리서치인모션(RIM) 소니에릭슨 ZTE 등 휴대폰 제조업체, 에이서 아수스 등 아시아의 노트북 업체와, 비지오 등 TV업체 등까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에 완전히 밀린 휴대폰 업체들은 ‘이번에도 지면 끝장이다’는 위기감에 태블릿PC에 그야말로 ‘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후발업체들의 올 시장 점유율은 10∼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돼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로렌 로버드 IDC 소비자기기 담당 부사장은 “태블릿PC는 올해 5000만대 정도 판매될 전망”이라며 “지난해 시장 점유율 83%인 애플은 경쟁사들이 많이 등장한 올해도 70∼80%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많은 후발업체들이 차지할 수 있는 ‘파이’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금의 태블릿PC 시장이 가까이는 2000년의 닷컴버블, 멀리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파동과 닮았다는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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