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했는데 자취방은 어디에…" 대학가도 전세난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11.03.02 07:02

[부동산X파일]더부살이·단기월세·기숙사 위장전입까지…


- 1~2인 가구 원룸·오피스텔로 수요 이동
- 전세물건 태부족…자취방구하기 어려워


↑ 대학 개강일을 하루 앞둔 1일 자취방을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학교 주변에 붙은 임대광고를 훑어보고 있다. ⓒ전예진 기자

"개강날까지 자취방을 구하지 못해 친구집에 얹혀살고 있어요. 눈치 보여서 오래 있긴 어렵고 빨리 집을 구해봐야죠."(서울대 3학년 김모양)

대학가도 최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한 '전·월세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단기월세'란 계약방식은 이미 오래된 얘기고 기숙사 위장전입까지 등장했다.

서울대 기숙사는 올초 수도권에 살면서 거주지를 지방으로 허위 기재한 지원자 3명을 적발, 입주자격을 취소했다. 적발되진 않았지만 서류상 거주지를 옮겨 기숙사에 입주한 사례도 늘었다는 게 이 학교 재학생들의 주장이다.

실제 이날 서울대 커뮤니티에는 "강남에 살지만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겨 기숙사에 입주할 수 있게 된 학생을 봤다"는 글이 화제가 되면서 학생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대학가 인근 원룸과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단기월세계약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어학연수, 휴학 등의 이유로 방을 비워야 하는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6개월 미만 월세를 받고 방을 빌려주는 형태다. 빌린 방을 다시 타인에게 임대하는 '전대' 행위인 것이다.


이 경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한 직거래 형식으로 보증금 없이 33㎡(이하 공급면적)를 기준으로 35만~50만원의 월세를 받는다.

대학원생 이하지씨(26)는 "전세를 구하기 힘든데다 2년 전 전세금 4500만원에 계약한 봉천동 39㎡ 원룸이 6000만원으로 올라 재계약을 포기했다"며 "대학가 근처 원룸에 2개월짜리 월세로 살면서 개강철이 지나 계약이 만료되는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가의 소형원룸, 오피스텔까지 전세난이 번진 이유는 소형아파트 부족으로 1~2인가구 수요가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흑석동 중앙공인 관계자는 "전세난이 심각하다보니 도심 소형아파트나 오피스텔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대학가 원룸을 찾는 직장인이 많다"며 "최근 학생 2~3명이 살던 다가구주택이나 투룸을 보러온 신혼부부 계약자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원룸 임대수익률 하락으로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것도 한 이유다. 도시형생활주택 건축붐으로 대학가와 역세권의 땅값이 오르면서 임대사업에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해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도시형생활주택 도입 직후인 2009년 8월 서울의 일반주거지가 변동률은 전달 0.2%에서 0.6%까지 상승했다. 대학교가 집중된 서대문구, 관악구, 성동구, 동대문구 등이 땅값상승을 견인했다.

한 원룸 임대사업자는 "2009년 이후 땅을 매입해 신축한 원룸의 경우 수익률이 5~6%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20가구 미만, 5층 이하 원룸의 경우 1~2채만 전세고 나머지는 월세를 받아야 수익이 나기 때문에 신축건물이 늘더라도 전세물건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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