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자금거래 명동서는 사실상 중단?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1.02.14 06:33

[명동풍향계]돈이 있는 곳과 없는 곳 양극화 심화···IPO기업도 수상해!

"월드건설 법정관리 신청, 진흥기업 워크아웃 신청은 충격이었습니다."

명동 사채업자 A씨가 최근 시장동향을 말하기에 앞서 꺼낸 첫마디다. 이미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월드건설에 대해 우려했지만 워크아웃에 들어갔으니 일단 '설마'하며 안심했던 터였다. 하지만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되면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에서 느낀 충격의 여파는 그대로 현재 워크아웃 중인 기업들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워크아웃 중인 건설사를 포함한 4개사에 대한 소문이 흉흉하다고 A씨는 전했다. 6개월 어음과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 등 모든 거래가 두려울 정도라고.

워크아웃기업 뿐 아니다. 건설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져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모든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A씨는 "전라도 지역내 건설사 도급순위 150위에 드는 건설사는 최근 6억여원 규모의 하도급업체 근로자 체불임금 항의로 공사장 현장 사무실이 폐쇄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부도설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청도지역내 건설사 역시 소문이 돌고 있는데 정확하지는 않다"면서 "다들 어렵다고 하니까 안좋은 소문이 쉽게 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A씨는 "믿기 어려운 중견 건설사들 때문에 시장기능이 거의 정지 상태"라며 "2010 결산이 나오면 또 쓰러지는 건설사들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기업공개(IPO)중인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명동시장에는 IPO 심사중이거나 끝난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오겠다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명동 정보업체 관계자는 "회사명은 밝히지 않은 채 IPO기업 주식에 관심 있어 하는 사람들을 물색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며 "IPO중인 회사 주식을 사채시장에서 거래하려는 움직임은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그만큼 회사들이 급전이 필요하거나 보호예수 주식의 일부를 빼내고 싶어 하는 대주주가 있다는 말이다.

그는 비상장주식을 팔아달라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상장주식은 처분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명동자금은 운용할 곳을 못 찾고 쌓여 있는 반면 자금이 필요한 건설사와 지방 중소기업들은 자금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명동시장의 자금이 갈수록 보수적으로 운용되면서 양극화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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