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기업하기 너무 힘들어"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1.2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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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지방 건설사 조달금리 '연 38.4%'..서울보다 8.4%p↑

지방 기업들은 사채 빌리기도 서울보다 더 버겁다. 지방 사채 이자가 더 비싸진 탓이다.

충청남도 금산에서 전문(단종)건설업을 하는 A씨는 최근 단종면허를 유지하는데도 돈이 너무 많이 든다고 푸념했다.

요즘 명동 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 금리는 월 2.5%, 연 30%다. 지방으로 내려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월 3.2%로 연 38.4%에 달한다. 10억원이 필요한 경우 2달동안 6400만원의 이자를 지불하는 셈이다. 서울에 비해서는 1400만원의 이자를 더 내는 것이다.



A씨는 "전에는 서울이나 지방이나 금리가 같았고, 지방이라고 해서 특별히 금리가 높을 이유도 없는데 알고보니 명동자금이 지방까지 내려오면서 여러 중개업자들을 거쳐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정도 이자면 차라리 서울에서 자금조달에 능통한 업자에게 사무실을 내주고 정기적으로 자금관련 업무를 부탁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명동의 사채업자 B씨는 "지방은 아무래도 큰 규모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에 중간 소개상들을 통해 명동 자금이 흘러들어가게 된다"며 "중간 소개업자들 때문에 지방에서 일하는 비용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B씨는 지금의 물가인상, 환율 문제, 유가문제를 감안하면 이번 설이 지나면서 금리는 더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항상 자금조달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에게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명동에서는 자금운용이 예전같지 않다는 푸념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지만 검찰의 주가조작 가담 여부 조사 등으로 주식담보대출도 시들해졌다.


명동에서 10억원을 운용하는 업자 C씨는 "지난해 주식담보대출로 손해를 많이 봤다며"며 "조직폭력배가 인수한 공기청정기 제조업체 CTC가 아니더라도 요즘 검찰이나 금감원의 조사 및 수사가 더 빨라지고 철저하게 시행되고 있어 다들 꺼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제 법적으로 이상이 없는 자금조달인지 기준에 이상은 없는지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차라리 아파트나 부동산 담보대출이 낫다"고 덧붙였다.

한편 B씨는 지방으로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는 "명동에서 장사가 되지 않으니 서울 금리를 원하는 지방 업체들을 찾아나서야 할 것 같다"며 "설 전후로 대전이나 충남지역에 사무실을 내거나 직원 파견 근무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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