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내준 SNS 산업…위기說 '모락모락'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11.02.09 11:59

美소셜커머스 그루폰도 내달 2일 국내 진출...'묻지마' 창업으로 부작용 커져

최근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루폰 등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정작 국내 SNS업체들 사이엔 위기감이 감지된다. 지난해 초부터 소셜커머스 등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을 활용한 '묻지마 창업'이 이뤄지면서 이미 관련분야가 레드오션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한자릿수에 그쳤던 국내 소셜커머스업체는 올들어 300여개로까지 늘어났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역에 특화된 소셜커머스업체까지 집계하면 업체수는 500여개 이상으로 불어난다. 하루가 멀다하고 경쟁적으로 창업이 이뤄지는 셈이다.
 
↑ 그루폰 초기화면
국내 소셜커머스업체들이 이처럼 우후죽순 등장한 까닭은 미국 그루폰의 성공에 따른 학습효과 때문이다. 2008년 창업한 그루폰은 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구글로부터 6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의를 받기도 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구글 이후 최고의 사업모델"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이에 따라 해외유학생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그루폰을 벤치마킹한 업체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지난해 5월 티켓몬스터가 창업된 것을 비롯해 쿠팡(8월)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10월)이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청년창업과 일자리창출이라는 사회적 요구와 맞물려 긍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소셜커머스업체들이 늘면서 부작용이 커졌다. 영세한 업체들이 늘면서 무리한 마케팅과 미숙한 고객관리가 이어졌다. 심지어 사기행각을 일삼는 영세 소셜커머스업체까지 등장했다. 더욱이 '승자독식' 현상이 강한 소셜커머스업체의 특성상 상위업체를 제외하고 심각한 경영 위기까지 맛봐야 했다.

 
여기에 세계적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이 오는 3월2일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그나마 선전하는 티켓몬스터와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도 사업안정권에 들었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소셜커머스업체들은 소셜적인 기능은 무시하고 공동구매 형태로만 사업을 진행한다"며 "몇달 사이에 수백 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데다 이익률도 높지 않아 실제로 흑자를 기록한 업체는 거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나마 소셜게임분야는 상황이 낫다. 페이스북, 국내 포털 등과 수익을 3대7로 나눠갖는 사업구조가 정착됐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이 용이한 점도 매력으로 부각된다. 국내 벤처캐피탈이 소셜커머스업체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반면 소셜게임업체에는 잇따라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국내 SNS산업은 해외에서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2000년대 초반 전세계 SNS 트렌드를 이끌어온 국내 상황을 감안했을 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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