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큰손'들도 소형아파트 사들이기에 나서고 있어 당분간 소형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서 가장 큰 폭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은 경기 광명·분당·용인·수원 등으로, 이들 지역의 연간 상승률은 10~15%에 달했다. 이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셋값 평균 상승률(7.41%)을 크게 웃돈다.
광명의 경우 2010년 한해 전셋값이 전년대비 15.18% 가량 올라 수도권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은 뛰지만 공급이 부족해 신혼부부 등 전세 수요자들은 인근 소형아파트로 눈을 돌렸다.
광명 하안동 J아파트 69㎡(이하 공급면적)의 매매가는 현재 1억8000만~1억9000만원선으로 두달전에 비해 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전세 수요자들이 급매물을 모두 수거해 가격선을 끌어올린 것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신혼부부가 전세를 구하러 왔다가 물건이 없자 아예 몇천만원 더 얹어 사들이고 있다"며 "5월 결혼 예정자들도 미리 매매 계약을 해놓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소위 '큰손'들은 사재기에 열중이다. 하안동 S공인 대표는 "지난해 말 강남에서 온 손님은 가족 명의로 5개를 계약하기도 했다"며 "전부 월세를 놓을 목적으로 사갔다"고 귀띔했다.
광명 철산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철산동의 한 59㎡ 아파트 매매가는 4억2000만원선. 지난해 말 4억원대의 급매물이 모두 소진된 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인 상태다. 철산동 G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세난 문제가 대두됐던 당시부터 소형아파트값이 올라 현재는 상투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55%의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한 분당신도시의 경우 지난해 말 2억원대 후반이던 이매동 H아파트 66㎡ 매매 호가는 3억1500만~3억2000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이매동 G공인 관계자는 "소형은 3000만~4000만원 올라 더이상 오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전셋집을 찾지 못한 수요자가 몰리는 용인과 수원 등은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지난해 전셋값이 9.97% 오른 수원은 장안구 정자동 G아파트 68㎡ 가격이 2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억4500만원 하던 주택이 현재 1억6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자동 S공인 관계자는 "같은 단지 82㎡ 전셋값이 1억4000만원선이어서 수요자들이 아예 매매로 마음을 돌리기도 한다"며 "전세물건이 동날수록 매매 전환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올 초 전세난이 계속되면 소형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대책에 따라 가격 움직임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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