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이머징 경제 부담' 공식 틀렸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12.24 14:03

고유가, 경제확장 반영·신흥국에 극복 여력-로이터

국제유가가 2년래 최고로 치솟으며 급등한 것이 신흥국 경제성장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까. 예상과 달리 전문가들 의견은 '아니오'에 가깝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유가(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22일 뉴욕시장에서 배럴 당 90달러를 돌파하고 미국내 휘발유가는 2년 2개월만에 갤런 당 3달러를 넘어섰다. 설상가상 세계 원유수요는 내년에 사상 최고치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비산유 신흥국,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비용 부담 때문에 경제성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WTI 가격(달러/배럴) 추이ⓒ자료=블룸버그

하지만 전문가들 생각은 차이를 보인다. 신흥국들은 이전에도 유가급등을 여러 차례 겪었고 나라마다 사정도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 자체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를 반영한 것이라 유가상승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IHS글로벌의 새라 존슨 선임 리서치디렉터는 "이머징마켓 전체로 보면 유가상승은 다소 부정적일 수 있지만 진실은 이머징마켓 성장이 유가를 끌어올리고 유가가 의미있게 신흥 경제를 억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나라에서 산업·교통 부문에 유류 보조금을 지급, 유가상승 영향을 반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 RBC캐피탈마켓의 에두아르도 수아레즈 선임 신흥시장 전략가는 유가의 영향은 나라마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경제가 유가에 강하게 연동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산유국인 멕시코나 미국에선 유가의 영향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에서 석유생산은 8%를 차지한다. 이 정도면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지만 멕시코는 상당량의 정유를 수입하고 정부가 가솔린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어 유가상승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T로우 프라이스그룹의 티모시 파커 원자재펀드매니저는 강한 소비나 경제 팽창이 유가상승 여파를 줄일 것이라며 고유가가 신흥국 내부 성장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고유가 탓에 정부가 유류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 보조금이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 2012년 95-105달러 전망= 그렇다면 세계 유가는 얼마나 오를까. 글로벌 인사이트와 IHS 캠브리지 에너지리서치의 공동 조사 결과 유가는 내년 배럴 당 평균 88달러, 2012년엔 95달러, 2013년에야 100달러를 찍을 것으로 전망됐다.

모간스탠리의 후세인 알리디나 원자재리서치장은 2011년 배럴 당 100달러, 2012년 105달러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IHS글로벌 새라 존슨은 "어떤 경우라도 유가상승은 글로벌 경제 확장을 반영한 것이므로 신흥국에는 유가 상승분을 만회할 무엇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계 원유수요 증가는 중국이 이끌고 있다. 중국의 원유수요는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비 14% 늘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이는 경제성장률보다 3%포인트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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