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 역풍' 美증시, 어디로 갈까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12.09 09:44

잠시 쉬는 중 vs 불안 계속, 전망 엇갈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공화당이 감세연장에 합의한 이후 뉴욕 증시는 횡보하고 있다. 감세연장 합의로 미국의 내년 경기 전망은 개선됐지만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는 동전의 양면을 드러낸다. 오바마 대통령의 올해 마지막 선물이 될 것으로 여겨지던 감세연장 합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국채가격은 폭락하고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도 희미해지고 있다.

◇ "2보 전진을 위한 숨고르기"= 민주당의 중간선거 참패,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 양적완화(QE2), 감세연장 합의 등 투자자들이 원하는 방향의 결정들이 이어졌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CNBC방송은 8일(현지시간) 강달러에서부터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까지 단순한 내용의 우려들이 반복적으로 시장을 압박하고 있고 이 때문에 각종 신용시장의 변동성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섀퍼투자리서치의 선임 애널리스트 라이언 데릭은 최근 뉴욕 증시 횡보에 대해 "앞서 랠리가 있었고 잠시 숨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량 투매 현상이 나타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데릭은 또 대부분의 헤지펀드와 기관 투자자들이 여전히 투자에 소극적이라면서 이들은 올해 시장에 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릭은 그러나 연말이 다가올수록 목표가를 맞추기 위해 이들이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vs "감세연장 역풍, 한동안 지속"= 반면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선임 시장 이코노미스트 존 히긴스는 이날 투자자 보고서에서 달러 강세와 증시, 상품에 대한 비관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면서 감세연장 합의의 반대급부가 한동안 뉴욕 증시와 미 국채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미 국채와 달러는 증시 이상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감세 연장으로 미 정부의 재정 부담이 확대되면서 국채 발행이 늘어나고 벤 버냉키 의장이 언급한 양적완화 확대(QE3)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점이 연일 미 국채 수익률과 달러를 밀어올리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0.13%포인트 뛴 연 3.26%로, 6개월 고점을 찍었다. 2년물은 0.08%포인트 오르면 지난 7월 이후 최고인 0.62%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0.08%포인트 올라 5월 이후 최고치인 연 4.45%로 치솟았다.

6개 주요 통화를 상대로 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13포인트(0.16%) 오른 79.885를 기록했다. DXY는 이날 앞서 0.5%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 vs "금값 조정 시기, 증시 오를 것"= 달러 강세와 미 경기 전망 개선 속에 금, 은 등에 대한 투자 관심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금값은 지난 2거래일 동안 3%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은값은 무려 8%나 빠졌다. 팔라듐은 6% 밀렸다.

뉴욕 아담메시트레이딩그룹의 선임 증시 스트래지스트 맷 그로스먼은 "지난 이틀간의 급락세를 통해 금이 최고의 장기 투자 상품이지만 단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재차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그로스먼은 특히 추가 가격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번 조정이 금의 가격 포지션을 재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정을 계기로 한동안 금에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증시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연말 윈도드레싱을 위해 저가주들을 찾아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 vs "감세합의 의회 부결은 증시에 재앙"= 감세연장 합의의 의회 표결이 좌절되면서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감세연장 합의안이 표결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고소득자에 대한 감세는 올해 말로 종료된다.

헤지펀드 매니저 데니스 가트먼은 충분한 수의 민주당 의원들이 합의안에 표를 던지지 않을 경우, 경기와 증시가 동시에 위험에 처할 것이라면서 "(합의안 표결에 실패할 경우) 개인과 기업이 내년도 경제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토론토 글러스킨 셰프의 이코노미스트 데이빗 로젠버그는 여러 긍정적인 신호에도 불구, 상승 모멘텀이 살아나지 않고 있다면서 시장이 또 한차례 시험을 치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스티펠 니콜라우스의 트레이딩 책임자 데이브 루츠는 윈도드레싱 효과에 힘입어 S&P500지수가 연말 12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S&P500지수는 1228.28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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