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아파트값 왜 오르나 했더니…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10.12.09 07:43

[시장점검]"집값 오르기전 잡자"…'큰 손' 움직임 포착

서울시내 재건축 아파트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 아파트값은 6주째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11월 초 0.02%를 기록한 상승률은 지난주 0.13%로 오름폭이 커졌다.

이 때문에 서울 전체 집값이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도 나타난다. 서울아파트 매매가는 11월 말 10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더니 2주 연속 0.02% 오름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재건축아파트를 제외한 일반아파트값 상승률은 0.01%로 미미한 수준이다. 시장 전체에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를 살펴보면 투자수요가 많은 10억원 이상 고가 재건축 거래가 두드러진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3930가구)는 8·29대책이후 매달 10여건씩 총 30건이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3분기부터 전용 103㎡이 10억5000만원선에 거래되다 지난달 최고 11억2000만원에 팔리는 등 시세가 11억원을 넘어섰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4424가구)도 거래가 활발했다. 11월에만 20여채가 거래됐다. 지난 8월 8억5000만원에 팔렸던 은마 전용 95㎡는 최근 9억6000만원에 거래돼 1억원 가까이 올랐다.


반면 같은 강남임에도 기존아파트의 거래는 많지 않다. 은마상가내 J공인 관계자는 "대치아이파크나 동부센트레빌 등은 아직 20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에 팔리는 등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재건축 편중 현상이 심해 투자자들의 문의만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재건축아파트만 움직이는 이유는 자금력을 갖춘 '큰손'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로 묶여있어 대출이 쉽지 않음에도 해제 수혜지역보다 거래가 활발하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마아파트 등 재건축아파트 매수자들은 실입주보다는 세입자가 있는 매물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말 그대로 투자 목적인 것이다.

제일은행 대치지점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은 집이 팔리지 않는데다 집값 하락으로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의 대출이 늘었다"며 "이들은 최소 1억5000만원 이상을 대출받는데 자금출처조사 문제로 젊은층의 경우 돈이 있어도 일부러 대출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재건축 투자심리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전국 1243명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시장 전망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자의 56%, 지방 거주자 52%가 내년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바닥에 근접했다는 심리가 작용하는데다 최근 강남과 송파 등 일부 재건축단지에 사업진행 상황에 따라 매수세가 붙으면서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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