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 대한 대중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예를 들어 네비게이터만 해도 단순히 방향과 속도, 시간만 알려주는 것을 넘어 '마치 아내처럼 내 기분이나 스타일까지도 고려하지 않으면 스마트하지 않은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스마트한 세상이 편리함, 껍데기 소통 같은 양적인 가치들만 양산하고 깊이, 몰입, 영적인 소통은 퇴화시키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세계화가 지역화도 상당부분 촉진시켰듯이 스마트한 세상이 스마트하지 않은 세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세였는데 여기서 누군가 느닷없이 음모론을 얘기했습니다.
'음모론?' 9.11테러에 부시가 개입했다든지 쓰나미는 미국의 해저 핵폭탄 실험의 결과다 등등 10대 음모론 이런 거 재밌는데 그가 말한 음모론이 뭐냐 하면? 애플, 구글, 삼성 등 거대 제조회사들이 플랫폼을 주도하고 이슈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특정국가의 정치인, 미디어 그룹, 미래 그루들이 동조하면서 인간의 행복욕구와는 상관없이 브레이크 없는 기차처럼 세상을 특정가치 특정방향으로 정신없이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죠. 더 들어볼까요.
"3D가 최고라고? 머리만 어지럽고 스토리와 상상을 방해하는 것은 어쩔 건가. 집단 지성? 집단 선동은 생각지 않는가? 대중의 희생은 또 얼만가. 그만 그만한 신기종 전쟁에 이전 기기는 쓰레기 되고 새것에 적응하는 노력과 7-80만원 스마트 폰 구입비용, 약정에 학부모 허리는 휘는데 대부분은 앱의 5%도 채 쓰지 못한다. 편리함과 펀은 있을지 몰라도 실제 생활에 본질적 도움도 되지 않으면서 술자리 자랑거리로 충동구매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 옆 사람과의 대화보다는 트위터, 페이스 북에 미치는데 '3미터 인간론'이 일본 이야기만은 아니다. 거짓정보와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는 넘쳐나고 사고력은 점점 퇴화되고 공급자가 수요자를 억압한다. 아이폰을 가진 사람과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니, 이런 것은 마케팅에서 소비자를 인위적으로 분류해서 구매를 조장하는 전형 아닌가. 정수기 물 먹는 집과 아닌 집, BMW 모는 자와 현대차 모는 자 이런 식으로. 누가 최대 이익을 보는가? 소비자인가? 스마트 폰 보급률이 5%인데 이익률은 30%가 넘는다고 들었다. 뿐인가. 대부분의 40대 이상 기성세대들은 스마트 세상에서 왕따 당하면서 세상이 뭔지도 모르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세대 역전현상도 만만치 않고 지방이나 제3세계 사람들과의 정보 격차는 점점 더 벌어져서 스마트 제국주의가 진행되고 있는 이 현실이 무섭지 않은가? 스마트의 반대는 뭔가? 과연 어리석은 것인가?"
1시간 반 이상 이어진 토론에선 그럼에도 가치판단과 현상은 구분되어야 하며 현상으로는 스마트한 세상이 오고 결국엔 인간적인 열망이나 개성, 영적인 영역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한국이 여기서 뒤쳐질 순 없다고. 그래도 숙제는 남았습니다. 그 이익의 대부분을 누가 가져갈까? 세상은 항상 두 개의 가치가 충돌하면서 나선형 발전을 하는 법인데 스마트의 반대엔 뭐가 있을까? 라는 숙제 말입니다. 스마트의 반대말! 야만, 어리석은, 뒤쳐진 아니면 Soul, Origin, 깊이 있는…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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