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경영난으로 일자리가 줄고 있다”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 2010.11.07 16:34
올 들어 중소기업의 직원 구조조정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부 실적이 좋은 기업조차 직원채용에 인색한 모습이다.

7일 업계와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의 고용인원은 3.2% 늘었으나 중소기업의 고용인원은 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이 인원을 늘리지 않고 줄이거나 유지하고 있어서다.

벤처기업협회 산하 벤처기업연구소의 ‘벤처기업 경기실사지수’를 보면, 올 초 ‘111’이었던 상시종업원수 지수가 10월에는 ‘110’으로 소폭 하락했다. 임시종업원수 지수는 올 초 ‘107’에서 10월에 ‘107’로 똑같았다.

인터넷 콘텐츠 제작기업 S사는 지난해 40여 명이었던 직원 수를 올해 30여 명으로 줄였다. 이 회사 P대표는 “직원이 나가면 빈자리를 채우지 않는 방식으로 인원을 줄여왔다”며 “올 들어 자금사정이 계속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사는 10여 명의 인원 감축으로 월 평균 3,000여만 원의 비용을 절약했다. P 대표는 “지난 달에 거래업체들 돌아다니면서 미수금을 회수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교육기업인 L사는 직원이 60여 명이었으나 대부분 사직한 상태다. 올 초까지만 해도 300억 원의 매출을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경기 부진으로 인해 매출 목표치의 10% 수준인 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L사는 올 상반기부터 꾸준하게 직원들의 사직이 이어져왔고 지난달 대규모 사직사태까지 벌어졌다. 전직 임직원들은 고용노동부 산하 고용지원센터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다.

의류기업인 A사도 올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체 인원 가운데 15%인 15명을 내보냈다. 한 부서의 직원 대부분이 퇴직한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실적 때문에 직원들을 구조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A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늘었다. 그는 “대기업은 1~2명이 일을 하지 않아도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중소기업은 1~2명이 일을 하지 않으면 눈에 확 띄기 때문에 조직을 위해서 내보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보기술(IT)기업의 실적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에 있는 H사는 올해 인원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않았다. 회사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구조조정을 실시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H사의 K이사는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대규모 투자 계획을 세워놓고 집행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솔루션 제조기업 M사도 올 3분기까지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에 비해 56%나 늘었다. M사 관계자는 “IT와 산업간 융·복합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 분야에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재를 얻기 힘들어 한다. 한 기업 인사 담당자는 “요즘 신입사원의 스펙이 참 좋다”며 “하지만 스펙이 좋은 사람들 가운데 나중에 회사의 약점을 잡아서 해를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선뜻 뽑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신입사원의 분위기는 야근이나 특근 같은 초과근무를 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며 “신문공고까지 냈는데도 적당한 직원을 뽑지 못하고 광고비만 낭비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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