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그룹 전방위 로비수사, 다시 속도 붙나?

머니투데이 김성현 기자, 배혜림 기자 | 2010.11.02 21:44

(상보)파산 위기 임병석, 이상득 '굴비상자' 전달시도

C&그룹 임병석(49·구속 수감) 회장이 정치권에 전방위 로비를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주춤했던 검찰 수사에 다시 속도가 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검찰은 임 회장이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에게 구명 로비를 시도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실패한 로비지만 임 회장이 이 의원을 만난 과정을 살펴보면 로비 시기와 수법, 대상 등 C&그룹의 정·관계 로비행태를 추적할 중요 단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김홍일)는 임 회장이 2008년 9월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호텔에서 이 의원에게 현금 5억원이 든 굴비상자를 전달하려 한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고위 당직자를 통해 굴비상자를 전달받은 이 의원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느냐"고 호통을 치며 굴비상자를 그대로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무렵 임 회장이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당시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을 것으로 보고 C&그룹 임직원들을 소환해 임 회장의 로비 의혹을 추궁했다.

특히 검찰은 임 회장의 모든 대외활동과 일정을 관리한 수행비서 김모씨를 상대로 임 회장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났는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광양예선의 전 임원 정모(49)씨가 임 회장을 상대로 퇴직금 등 청구소송을 벌이던 지난해 말 서울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김씨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이 녹취록에는 임 회장 등이 광양예선에서 횡령한 돈이 30억여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정씨는 임 회장의 지시로 송금만 했을 뿐인데도 횡령 혐의로 추궁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씨는 "서해선박과 해룡13호를 T해운에 매각하며 10억원 정도 뒤로 빼서 상계처리시켜주고, 대전에서 빌려온 돈 17억원 갚고, 부회장 인척들 빚까지 한 30억원은 되겠다"고 말하자 김씨가 이에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보한 녹취록에는 임 회장의 자금 유용 등 개인 비리 뿐 아니라 로비 대상으로 지목된 정관계 인사들의 명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씨는 2008년 "회사 자금 100억원을 빼돌렸다"며 임 회장을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하면서 이 녹취록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C&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일일보고서'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이 문건에 담긴 정·관계 인사 명단을 토대로 임 회장의 로비 대상자들을 선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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