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장관 유치원생에 굴욕 "컨닝하지 마세요"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10.11.02 16:30

현장방문 100회 돌파…"권위주의 벗고 새로운 장관상 정립"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현장 행보가 100회를 넘었다. 교과부 제1차관 재직 시절 91회, 지난 8월30일 장관 취임 이후 17회 등 총 108회를 기록했다. 지난 1일 대전시교육청을 포함해 이번 주에도 2~3곳 현장 방문이 잡혀 곧 110회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차관 시절부터 이 장관을 밀착 보좌해 온 이재력 교과부 수행비서관은 "새로운 장관상을 정립 중"이라고 평했다. 과거 교과부 장관들은 초도순시 때 교육청 보고를 받은 뒤 의례적으로 현장 한 두 곳을 들렀다. 교과부뿐만 아니라 대부분 정부 부처의 관례였다.

그러나 이 장관은 테마를 갖고 계획적·체계적으로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국정감사'를 테마로 여야 의원들이 지적한 문제를 직접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두루 찾아다녔다. 연구소 안전문제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실험실을, 방과후학교 수강료 문제로 서울 토성초를, 학교폭력 대책마련을 위해 대구 복현초를 찾았다.

이 장관은 국정감사 테마 배경으로 "국회와 교과부, 현장이 진정한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하는데 현실은 갑을관계"라며 "진심으로 소통하기 위해 저부터 앞장서려는 것"이라고 개인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R-러닝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1일 서울 동대문구 휘경유치원을 찾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출처:이주호 장관 개인블로그)
'진심으로 소통'하기 위해 권위주의를 멀리하다 보니 가끔씩 봉변(?)도 당하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교육인 R-러닝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서울 휘경유치원을 찾은 이 장관은 아이들로부터 "이주호는 옆반 친구"라는 말을 들었다. 퀴즈풀이 시간에는 "아저씨, 자꾸 컨닝하지 마세요"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아이들 답을 보고 'O'를 '×'로 고쳤다가 '딱' 걸린 것.

이날 방문이 계기가 됐는지 이 장관은 현장 방문 형식도 바꿨다. 장관이라는 높은 지위에서 내려와 현장과 시선을 맞춘다는 뜻에서 '눈높이 만남'을 기획한 것. 이 장관은 지난달 27일 첫 '눈높이 만남'으로 TV 프로그램 '호기심 천국'의 자문단체로도 잘 알려진 '신과람(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을 선택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한양대 자연과학대 강의실에서 '신과람(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 회원 교사 50여명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출처 : 이주호 장관 개인 블로그)
50여명 회원 교사들로부터 이 장관은 현장의 생생한 '쓴소리'를 들었다. "학력향상학교로 선정돼 많은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그 지원이 주로 전시성인 행사나 연수에 할당되고 있다", "한 반 학생들이 40명이 넘어 실험실습이 만족스럽지 못해 교사 충원의 필요성을 느낀다" 등등.

이 장관은 "학급 수가 아니라 학생 수에 따라 교사를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장관이 현장을 방문할 때 과장이나 서기관, 사무관이 동행한다"며 "현장에서 장관의 의중을 바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직원들도 장관의 현장 방문을 반긴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법원장을 변호사로…조형기, 사체유기에도 '집행유예 감형' 비결
  4. 4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5. 5 "통장 사진 보내라 해서 보냈는데" 첫출근 전에 잘린 직원…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