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장관 스승은 '현장'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10.10.2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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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강조 불구 현실은 '고립'에 가까워…"현장이 희망"

↑이주호 교과부 장관(왼쪽 2번째)이 지난 9일 수원 고색고를 방문, 교과교실제 운영을 살펴보고 있다. ⓒ교과부 제공.↑이주호 교과부 장관(왼쪽 2번째)이 지난 9일 수원 고색고를 방문, 교과교실제 운영을 살펴보고 있다. ⓒ교과부 제공.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소통'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8월30일 장관 취임 이래 1주일에 1곳 이상 꼭 현장을 찾는다.

최근에는 현장방문이 더 강화돼 이번주에만 서울 토성초, 대구 복현초, 서울 휘경유치원 3곳이 방문지로 잡혔다. 취임 다음날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시작으로 연구소, 대학, 초·중·고교 등을 누비고 있다.



장관의 현장행보는 차관 시절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이 장관은 지난해 1월부터 1년6개월여 동안 교과부 제1차관을 지냈기 때문에 교육정책과 관련해서는 손바닥 보듯 훤하다.

교수 등 외부인사가 장관으로 임명됐으면 업무파악에만 6개월 넘게 걸리겠지만 이 장관은 이미 업무를 훤히 꿰뚫고 있어 급한 일은 휴대전화로도 처리가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이 장관이 현장을 자주 찾는 이유는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3년 가까이 쏟아낸 각종 교육정책이 현장에 어떻게 착근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이 장관은 취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도개혁이 많이 진전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현장 착근에 중점을 두고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활발한 소통행보에도 불구하고 이 장관의 처지는 '고립'에 가깝다. 학생,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 중심의 정책 추진으로 전교조는 물론이고 보수성향의 한국교총으로부터도 맹공을 받고 있다.

교사가 등을 돌리면 교육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 게다가 진보교육감의 대거 당선으로 교과부 지침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시·도교육청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그동안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의 맹주역할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패배가 뼈아픈 부분이다.


그렇다고 우군이 우호적인 것도 아니다. 이명박(MB)정부 출범 초기에 긴밀하게 호흡을 맞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이들만 많이 바뀌었다고 자화자찬할 뿐 현장에선 변한 게 없다고 한다"며 쓴소리를 했다.

해석에 따라 이 장관에 대한 맹공으로 볼 수도 있다. 다른 우군인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도 이 장관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며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고립 속에서 이 장관이 가장 믿고 기댈 만한 이는 학생과 학부모지만 이들 역시 반세기 넘게 조변석개해온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이 가득해 지지세력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지는커녕 반대만 하지 않아도 다행이라는 푸념이 교과부에서는 흘러나온다. 이런 고립에서 이 장관이 바라보는 희망은 뭘까.

이 장관의 측근은 결국 '현장'이 희망이라고 말한다.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정책은 현장에 착근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변화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일관된 정책이 꾸준히 집행되면 현장은 조금씩 달라진다. 장관은 국회나 청와대보다 그 현장을 매일 살펴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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