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도 비결? 제주도서 500원으로 80억 번 사연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0.10.26 14:25

저축의 날 '국민포장' 박성길 씨 "대출액이 저축하게 해준 밑천, 목표치"

"대출도 중요합니다. 대출을 받아야만 갚아야한다는 집념이 생겨서 나태해지지 않습니다."

단돈 500원을 들고 제주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해 80억원의 자산가가 된 박성길(54) 씨의 말이다. 박성길 씨는 26일 저축의 날을 맞이하여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하루 벌이가 10만원이든 1억원이든 박 씨는 일수를 찍듯 하루에 번 돈을 전부 제민신협에 저축해왔다. 하지만 그는 저축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다.

저축만큼 대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단 대출의 의미가 다르다. 그에게 대출은 그가 저축을 할 수 있게 해준 밑천이자, 목표를 가지고 계속 저축을 할 수 있게 해준 가이드였다.

"가게를 확장하고 싶다는 목표가 생기고,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5억원이 필요하다면 5억원을 대출받으면서 2~3년 만기 5억원 적금을 드는 겁니다. 이 목표를 달성해야 2차 목표로 갈 수 있으니까 더 열심히 일을 하게 되죠."

박 씨가 갓 결혼한 아내 노금희(50) 씨와 함께 제주도로 낙향했던 1980년도 제주도는 하수시설 하나 제대로 된 곳이 없는 미개발지역이 태반이었다.

"10년, 20년 후엔 제주도가 관광지로 개발될 거라는 예상을 하고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야겠다는 각오였습니다. 노점상으로 시작해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하지 않으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간이었죠."


장사 밑천이 없었던 박성길 씨는 건물과 건물 사이의 남은 공간을 활용해 제주도에서 처음이자 유일무이했던 액세서리 장사로 시작했다. 박성길·노금희 부부는 1년 넘게 하루 2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고 회상한다. 다행히 가게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제주도에 정착한 지 3년이 지날 무렵에는 지하상가를 분양받아 부부의 이름을 한 자씩 딴 '성금사'를 오픈했다.

분양자금을 마련할 때 첫 대출을 받은 곳이 제민신협이었다. 부부는 이후 제민신협에 적금을 부으며 주머니에 돈이 들어오기 무섭게 저축하는 재미를 붙였다.

박 씨는 "신협 직원분이 매일 방문해 줘서 매일 저축할 수 있었다"며 "적은 액수라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축을 하니 금세 목돈이 됐다"고 말했다.

'성금사'가 2호점, 3호점으로 번창하면서 박성길·노금희 부부는 2차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제주도민에게 받은 도움을 되돌려 주는 것.

"남을 도와주고 누군가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는 2차 목표가 있다"는 박 씨는 이미 상가의 일부를 정리해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15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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