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3개월 햇살론, 사기 대출 막기 총력전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정진우 기자 2010.10.26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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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아직 많지 않지만 사기대출 못막으면 큰 문제 비화될 것

# 인천에 사는 하도야(가명, 68세)씨는 햇살론을 신청하기 위해 A농협을 방문했다. 재직증명서와 월급통장 사본을 가져왔지만 농협 창구 직원은 김 씨를 미심쩍게 생각했다. 사업자등록증상 고용주는 1980년생이었다. 김 씨의 자택 주소도 고용주와 동일했다.

창구 직원은 사채업자와 결탁한 것으로 보고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진행했다. 김 씨는 그제서야 실토했다. 500만 원 정도의 사채가 있는데 이를 갚을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다.



# 지난 4월 B기업에 취업한 백성민(가명, 45세)씨는 7월 말 C저축은행을 통해 햇살론을 신청, 1000만 원을 받았다. 백 씨는 두 달째 이자 납부 등 성실히 했지만 최근 퇴사를 하고 파산신청을 했다. 연락도 안 되는 상태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돈 받을 방법이 없다"며 "파산신청의 경우 햇살론 운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햇살론 시행 3개월이 됐다. 햇살론 연체자가 나오기 시작한지 한 달 쯤 된 셈이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햇살론 사고(연체) 건수는 현재 89건으로 규모는 5억원 정도로 집계됐다. 이는 1조원이 넘는 햇살론 전체 규모에 비하면 0.05%수준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체 햇살론 실적은 지난 21일 기준 12만4964건, 1조1484억원이 대출됐다. 이중 근로자에게 대출된 생계형이 5728억원, 운영자금 5740억원, 창업용이 15억원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기업금융부에 따르면 운영자금에서의 사고발생율은 0.1%정도다.

이에 대해 신용보증재단 관계자는 "통상 사고 발생 추이를 보면 2년차부터 발생해 사고율 4~5%선까지 갔다가 이후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초기단계에는 사고율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햇살론은 DTI 이후 안정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연말기준 1조7000억원 정도가 서민들에게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 DTI이후 햇살론 실적은 3분의 1로 줄어들며 안정화되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9월28일 이전에는 보증기준으로 일평균 200억원에 달했으나 이후로는 70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다. 신협의 경우에도 9월28일 이전에는 하루 최고 600건에 달했으나 심사가 강화된 29일 이후로는 250건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연체자는 초기 1개월째 대출을 받았던 사람들로부터 나온 것으로 향후 사고율은 더 커질 여지가 많다. 특히 대출브로커 등에 의한 부정대출과 파산신청 등이 늘어난다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농협 관계자는 햇살론 사고 발생과 관련 "지금 수치상으로는 미비하다. 하지만 10월25일 기준이라면 9월25일 이후 받은 사람은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연체율 산정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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