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희토류 日수출 중단" 자원무기화 압박?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0.09.23 15:09

NYT "희토류 대일수출 중단"… 中이 세계 공급량의 99%, "첨단산업의 비타민" 평가

분쟁 수역에서 벌어진 충돌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온라인판을 통해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 생산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 자원을 무기화 해 분쟁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희토류 최대 수입국인 일본의 하이브리드카를 비롯한 첨단 산업분야에서 원료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우려된다.

나아가 중국이 환율 문제 등으로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 등에 대해서도 같은 대응에 나설 경우 과거 '석유파동'과 같은 대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산업 당국 관계자는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세관이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전면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세관에 희토류 대일 수출 중단을 지시했으며 기업들에게도 대일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아직 중국으로부터 수출 중단과 관련해 전달받은 내용은 없지만 일본 정부는 중국이 수출을 제한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블룸버그통신도 중국 당국이 이같은 보도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천롱카이 중국 대외무역경제협력부 대변인은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은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일 양국은 영토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중국 어선이 충돌하면서 긴장감을 높여왔다. 일본은 중국 어선 선장을 사법처리하기 위해 구금하고 중국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구금 기간을 연장했다.

이에 중국은 원자바오 총리가 직접 나서 선장을 즉각 석방하지 않으면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며 양국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카와 같은 일본의 주력 제품과 유도탄 등 군사 무기의 원료로 쓰이는 등 산업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자원이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의 93%를 매장하고 있으며 99% 이상을 공급하는 사실상의 독점적 수출 국가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중국 정부는 희토류 수출을 연말까지 기존의 72%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결정하면서 희토류 가격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도탄 부품 원료로 쓰이는 사마륨 가격은 7월 이후 3배 이상 상승해 파운드 당 32달러 수준으로 치솟았다.

일본은 이같은 가격 급등과 공급 부족 현상에 발을 동동 구르며 급기야 지난 7일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해 수출 감축에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국간 영토 분쟁에 따른 수출 전면 중단 소식까지 나오면서 업계의 우려는 크게 확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정부가 구금된 어선 선장을 석방하지 않을 경우 수출 중단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또 진행 중이던 계약들이 파기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 자원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자원무기화는 앞서 지난 1956년과 1967년, 1973년에 아랍 국가들이 원유 수출을 제한했던 것과 같은 사례가 있다. 특히 위안화 절상 문제가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을 초래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에도 자원무기화 전략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중국의 희토류 대일 수출 중단은 미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희토류를 원료로 삼은 산업 부품들을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일본이 희토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국 산업도 피해를 입게 된다.

탱크의 거리계나 해군 보트의 레이더 시스템, 공군 에어포스의 스마트 폭탄에도 희토류가 쓰여 국방성은 최근 희토류의 자력 공급 원천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또 다음달 5일에는 미국의 희토류 산업 재개에 관한 법률의 공청회도 열릴 정도로 희토류 확보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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