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무기화에 한국도 긴장

머니투데이 중앙일보 2010.09.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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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기업도 ‘남의 일 아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에 우리 정부는 물론 산업계도 긴장하는 모습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4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한국과 (동북아 등) 지역 내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며 “지역을 주도하는 두 나라가 냉정을 유지하며 사태를 풀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번 사태가 중·일 영유권 문제에서 촉발된 만큼 어느 쪽 편도 들 수 없는 입장이며 중재자 역할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10월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13차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정상회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중·일 3국은 이 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정상회담을 열어왔지만 중·일 간 갈등이 그때까지 매듭되지 않으면 3국 정상회의 개최가 불투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 회의의 의장국은 한국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일본이 전격적으로 중국인 선장을 석방했고, 중국도 국민의 반일 시위에 대해 적절한 선에서 자제시키려는 모습을 보여온 만큼 중·일 갈등이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본다”며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아세안+3 회의에서 한·중·일 정상들의 만남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중국이 전 세계의 97%를 차지하는 희토류를 외교 카드로 삼은 점, 중·일 간 갈등 완화 과정에서의 미국의 역할, 중국인 선장 석방에 대한 일본 보수 세력의 강한 반발 움직임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희귀 금속 수출을 제한하는 ‘자원 무기화’ 전략을 취하면서 산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첨단산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희토류 수요는 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해 2600t의 희토류를 중국에서 전량 수입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양광선 유통사업팀장은 “2008년 12만3600t 수준인 전 세계 수요가 5년 후에는 두세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물자원공사는 현재 디스프로슘 3t 수준인 국내 비축량을 2016년까지 주요 희토류 1164t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지질자원연구원 고상모 해외자원연구실장은 “경쟁국인 일본은 1980년대부터 아프리카·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하는 등 희귀 자원 확보를 준비해왔다”며 “우리도 국내외 탐사나 개발 프로젝트를 보다 공격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토류=희토(稀土)는 문자 그대로 ‘희귀한 흙’을 가리킨다. 원자번호 57~71번에 있는 란탄 계열 15개 원소와 스칸듐·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를 총칭하는 말이다. 하이브리드차·휴대전화·광학렌즈 등을 생산하는 데 꼭 필요한 희귀 금속이다. 이런 특수한 용도 때문에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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