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신한맨 "조직 안정이 중요" vs "합리화 마라"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김한솔 기자 | 2010.09.16 11:22

이백순 행장 사과방송에 신한맨 엇갈린 반응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은행의 백년대계를 위해 부정과 부도덕한 행위를 뿌리 뽑고자 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은행의 원칙과 규정은 지위고하를 떠나 어느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돼야 합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직원들에게 입을 열었다. 이백순 행장이 신상훈 신한금융그룹(신한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 이른바 '신한사태'가 촉발된 지 정확히 2주 만이다.

이 행장은 16일 오전 8시30분 '신한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란 제목으로 행 내 방송을 통해 이번 사태와 관련, 사과했다.

이날 이 행장의 사과방송을 들은 직원들은 대체로 "은행이 다시 안정을 찾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한은행 본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오늘 아침 행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조직의 빠른 안정이 중요하다"며 "더 이상 흔들림 없이 조직이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30년 가까이 함께 고생한 선배를 쳐야 했던 은행장의 심정은 오죽 했겠냐"며 "이를 계기로 조직원들이 신한정신을 다시 한 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직원들은 방송 내용에 회의적이거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입행한 지 10년이 넘은 한 직원은 "이미 언론을 통해 모두 알려진 내용인데 새로울 게 있겠느냐"며 "신상훈 사장을 존경했던 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도 할 말은 많지만 조직을 위해 참고 있다"며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 영업점 지점장도 "(방송 내용에 대해) 말하고 싶지도 않다"면서도 "누가 잘못했는지는 곧 밝혀지겠지만, 지금은 조용히 조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편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날 이 행장 방송에 대해 "왜 이번 사태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합리화"라며 "솔직히 직원들 중 지난 2주간 이 사건이 권력투쟁이라고 느끼지 않은 직원이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사회가 열렸지만 결론 없는 이사회였다"며 "조직안정 위해서 직무정지 결정했다고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모두 검찰에 넘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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