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지방 "8.29대책이 뭔가요? 달라질 게 없는데"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0.08.30 16:46

[현장스케치]미분양에 대한 대책 요구 목소리 커

정부의 8.29 부동산활성화 대책에 대해 지역별로 온도차가 크다. 수도권 건설·부동산 업계는 이번 대책이 주택경기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색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방에선 총부채상황비율(DTI) 규제 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번 대책이 지역 부동산 침체 원인과는 거리가 있다며 냉담한 반응이다.

그렇다고 서울 등 수도권이라도 이번 대책을 무조건 환영하는 것만은 아니다. 미분양 적체에 대량 입주가 예정된 지역의 경우 "달라진 게 뭐냐"며 시큰둥하다.

◇"지방에서 돈 없어서 아파트 못샀나"
대량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구에서는 이번 대책이 지역 부동산 원인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말 현재 대구의 미분양아파트는 1만6389가구에 달한다. 2005년 이후 증가 추세다.

이진우 부동산114 대구지사장은 "이번 대책은 DTI 규제 완화가 골자인데 지방은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며 "보금자리주택 공급계획 조정이나 임대사업자 세제지원 등도 지방과는 크게 상관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은 집값 하락, 금리상승 등의 불투명성으로 거래부진이 발생했지만 대구는 미분양이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지역 건설사와 부동산업계는 분양가상한제 철폐, 미분양주택 구입에 따른 양도세 감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이번 대책이 오히려 지방 부동산 분위기를 침체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원주희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지부장은 "강원지역에 수도권처럼 7억~8억원 하는 아파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실입주자들이 대출자금 부족으로 아파트를 구입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어서 이번 대책은 지역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방 주택시장에 관심을 떨어뜨려 지방 분위기만 침체시켰다"며 "수도권에서는 특정지역을 제외하는 식으로 세심하게 대책을 내놓고 있는 것처럼 지방도 각각의 실정에 맞는 차별화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부동산경기가 다소 나아지고 있는 지역에서도 이번 대책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다. 그만큼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광주전남도회 관계자는 "광주에선 지난 3년간 공급량이 대거 줄면서 미분양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시장 상황이 상대적으로 호전돼 왔다"며 "수도권 쪽에 땅을 사놓은 지역 건설사들에게는 이번 대책이 호재가 될 수 있겠지만 이곳 주택시장과는 별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도 '희비 교차'
수도권이라도 이번 대책의 수혜를 모두 받는 것은 아니다.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많거나 하반기 대량 입주가 예정돼 있는 지역은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곳이 고양·파주·용인 등이다. 올 하반기에 고양시는 1만2000여가구가, 용인과 파주시는 각각 6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이번 대책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은 맞지만 가을 이사철 수요와 겹쳐 낙폭이 컸거나 유효 수요가 있는 지역이 수혜를 볼 것"이라며 "서울에서 한강변이나 역세권의 거래가 현재보다 활성화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함 실장은 또 "하반기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에선 거래 활성화 대책의 온기가 퍼지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이들 지역의 경우 대책 발표에도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용인은 워낙 부동산 침체가 심화돼 있고 수요도 현재는 움직이고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기흥구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문의전화가 오더니 현재는 뚝 끊겼다"며 "부동산대책이 나왔지만 지난주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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