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배터리업체 '한국 반도체 악몽' 재현 우려에 몸서리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 2010.07.28 11:54

일본 업체들, 자동차 배터리 韓 추격에 당황 -산케이 보도

차세대 하이브리드카(HV)와 전기차(EV)의 핵심 부품인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던 일본이 한국의 맹추격에 당황하고 있다.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은 지금까지 산요전기와 NEC, GS유아사 등 일본 기업들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맺으며 거의 독점해 왔으나 한국 기업들이 시장에 진출, 집중투자 방식으로 맹추격하면서 기존 구도를 크게 흔들고 있다.

이와 관련, 산케이신문은 28일 반도체와 액정 패널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에 역전을 당했던 것처럼 일본 종주의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도 주역의 자리를 빼앗기는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韓, 거침없는 추격자=한국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모습은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스포츠카 같다. 산케이는 특히 LG화학을 주목하며 "최근 이 회사의 수주가 그칠 줄 모르고 있다"는 등 활약상을 조명했다.

LG화학은 현대자동차 등 한국 업체를 비롯해 미국 양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최근 중국이 인수한 스웨덴의 볼보와도 수주 계약을 맺었다. 또 경쟁국인 일본의 자동차 제조업체와도 수주 계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파른 성장세에 있는 LG화학은 공급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서 공장을 신설하는 한편 최근 미국에서도 공장 설립에 나섰다. 특히 지난 15일 미 미시간주 홀랜드시 공장 기공식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방문해 축사를 하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산케이는 특히 한국 정부가 리튬 이온 배터리 산업을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삼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을 한국 기업들의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또 한국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도 앞으로 10년간 4400억엔을 투입하는 등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강한 경계심을 보였다.

◇日, '반도체 악몽' 재현 우려=일본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이 주도했지만 한국과 중국, 대만에 추월당했던 반도체나 태양전지 시장과 같은 구도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이 대대적 집중투자를 벌이며 맹추격해 오고 있는 것과 함께 중국과 대만도 저가 공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따라 불거진 불안감이다.

산케이는 그러나 일본 업체들의 방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쉽게 반전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대두가 눈에 띄지만 하루아침에 시장을 움켜쥘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자동차 제조업체와 제휴를 맺지 않고 전방위 전략을 펼치고 있는 산요는 "시장점유율 1위가 아니면 메리트가 없다"며 점유율 40% 달성을 목표로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이밖에도 도시바와 히타치 등이 대규모 투자 등을 추진하며 약진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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