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학술단체 'NK지식인연대'는 14일 북한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평양 대학가에서 위키피디아 내용을 출력해 만든 오프라인 도서가 유포돼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이 책은 A4용지 200쪽 분량으로 제목이 없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서 '재밌는 백과사전'으로 통하고 있다. 또 겉모양도 일반 노트로 보이기 때문에 교내에서도 친구들끼리 돌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책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북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른 나라들의 정치·경제·군사·문화·IT·외국어 등 세계인들의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이 정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이 단체는 전했다.
아울러 평양외대와 김책공대에서 처음 등장한 이 책은 이후 김일성대와 평양의대, 평양컴퓨터기술대 등으로 급속히 퍼져 지금은 평양 모 대학의 청년동맹 간부가 빌려 볼 정도로 대학가에 널리 보급됐다.
이후 책이 인기리에 퍼지자 북한 당국은 뒤늦게 책의 존재를 알아채고 통제에 나서 김책공대에서만 수십권의 도서가 압수됐으며 USB를 통한 유통 경로도 단속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책 내용에 정치성이 없어 적발돼도 처벌은 '사상투쟁 무대'에서 비판받는 정도로 끝난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위키피디아는 사용자 누구나 내용을 편집할 수 있는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지난 2001년에 공개된 위키백과는 현재 270여 개의 언어로 1500만여 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02년 10월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한국판 위키피디아에도 약 15만여 개 항목의 지식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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