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악영향" 건설사 '혹독한 여름'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0.06.25 16:03

[3차 신용위험평가 발표] 인력 구조조정 가장 뼈아파

"구조조정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워크아웃이 '주홍글씨'가 되서는 안됩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300위권 건설사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발표됐다.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중앙건설, 한일건설, 청구, 한라주택, 성우종합건설 ,제일건설 등 9개 건설사가 C(워크아웃)등급을 받았다.

이번 신용위험평가는 지난해 1,2차에 이어 세번째여서 현재 워크아웃을 실시 중인 건설사들의 경험이 이날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건설사에게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을 겪는 건설사에게는 혹독한 시련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그나마 건설·부동산시장 침체로 불경기가 지속되자 각 건설사들이 몸집을 줄여온 것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공사·해외공사 영향권=원론적으로 워크아웃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업체에 대한 공공공사 수주 제한은 없다. 하지만 구조조정 추진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공공공사 수주 등에 제한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500억원 이상 공공공사는 BBB-, 500억원 미만은 BB- 이상의 등급을 요구하고 있다. 한신평은 최근 워크아웃 판정을 받은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

공사를 수주했더라도 공사이행보증 발급이 제한돼 애서 딴 공사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실제 1차 구조조정으로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보증기관들이 보증과 맞먹는 담보를 제공하거나 연대보증인을 내세울 것을 요구받아 보증서 발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식적인 수주제한 조치는 없지만 신용등급 하락과 보증서 발급 어려움 등으로 공공공사 수주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채권은행이 주택사업을 허가해 줄 가능성이 낮은 점을 감안하면 기업외형은 급속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해외 공사와 개발사업도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국토해양부는 1차 구조조정 이후 워크아웃 건설사들의 신인도 유지 등을 위해 발주자 및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통해 공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협의하고 있다. 다만 협의가 원만치 못할 경우 국내 건설업체가 계속 대리시행을 할 수 있도록 발주처와 적극 협의하겠다는 게 원론적인 대책이다.


하지만 그동안 해외건설시장에서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소문이 공사 수주나 수행에 악영향을 미쳐왔던 게 사실이고 유동성 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던 해외개발사업은 대리시행이 불가능해 해당 건설사들에게 부정적인 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력 구조조정 가장 뼈아파=1차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현재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채권은행의 몸집 줄이기 요구에 응해야 했다.

이번에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건설사들도 이 수순을 고스란히 따라야 할 전망이다. 조직 슬림화의 핵심은 인력 구조조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회사를 떠나는 인력들이 재취업하기에는 건설·부동산시장 여건이 최악이라는 점이다. 금융위기 여파로 개발사업 시장이 침체돼있고 공공공사 발주물량 감소로 인력을 늘리는 건설사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채권은행과의 협의도 쉽지 않은 과정이다.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채권은행의 요구에 맞춰 자산 및 사업장 매각, 조직 개편 등의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침체된 건설·부동산시장에 대비해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을 꾸준히 줄여온 덕에 채권은행과의 협의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은 다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크아웃 대상에 포함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채권은행의 관리 속에 재기를 노릴 수 있다는 안도감은 있지만 워크아웃 기업이란 주홍글씨를 새기고 험난한 건설부동산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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