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공포, 시장을 다시 깨우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김경환 권다희 기자 | 2010.06.06 16:51

[헝가리 쇼크]헝가리 정부 대변인, 디폴트 우려 제기... 다우 1만선 붕괴

-유로화, 4년 저점으로 추락 1.19달러대
-무디스·EU 등 디폴트 일축 진화 나서
-시장 불안감 재확인, 과장됐다는 경계감도


헝가리의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제2의 그리스 위기감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유로화는 4년래 최저로 떨어지며 유로존의 앞날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4일(현지시간) 지난달 집권한 헝가리 총리실 대변인의 발언. 페테르 스지라트토 대변인은 이날 전 정권의 경제 실정을 언급하면서 "헝가리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긴축조치가 11.8%에 달하는 실업률 등에 가로막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

국가부도 자백에 가까운 정부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으로 헝가리 증시는 추락했다. 부다페스트 거래소지수와 헝가리 거래지수는 각각 3.34%, 7.15% 급락했다. 헝가리 통화 포린트는 유로 대비 2.3% 하락했고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도 올랐다.

불안감은 대서양을 건너 뉴욕증시까지 강타했다. 뉴욕 다우지수는 323포인트, 3.15% 하락하며 1만선이 무너졌다. 1만선 붕괴는 올들어 3번째다. 유럽에선 스페인 IBEX35지수가 3.8% 하락했고 영국 프랑스 독일 증시도 일제히 1~2%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4년 저점으로 추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4년만에 최저인 1.2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그리스 재정적자→유럽 전역 확대→유로화 붕괴→세계경제 회복 지연이라는 막연한 전망이 현실화에 다가간 순간이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지만 유로화는 쓰지 않는 비유로존 국가다. 최근 4년간 긴축을 실시, 2006년 GDP의 9.3%이던 재정적자 비율이 지난해 4% 수준으로 내려갈 정도로 거시 지표는 그리스보다 낫다.


그러나 지난달 임기를 시작한 중도우파 정부가 긴축보다는 세금인하 등 경기확장에 무게를 두고 있어 올해 재정적자는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크리스틴 린도 무디스 부사장은 "헝가리는 아직 재정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헝가리의 개혁이 언제 완성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헝가리 도발로 더블딥 우려는 더욱 짙어졌다. 실제보다 더 과장된 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충분히 확인했다는 점이 시장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단일 통화체제의 장점과 유럽통합이라는 정치적 목표 아래 유로존 위기가 장기적으로는 잠잠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굳건하다.

시장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자 헝가리와 유럽연합(EU) 등이 진화에 나섰다.

세계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의를 위해 부산을 찾은 올리 렌 유럽위원회(EC) 경제통화 담당위원은 "헝가리는 지난 수년간 재정건전성을 위해 많은 진전을 보였다"며 "헝가리의 부채·재정 우려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도 해명에 나섰다. 바르가 외무장관은 긴급 회견에서 자국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과장됐다며 헝가리 경제는 안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 정권를 비난하기 위한 발언이 유럽 위기를 발판으로 확대해석됐다는 경계감도 제기된다.

지난해 3월 헝가리 신용등급을 낮췄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헝가리는 그리스가 아니다”라며 시장 우려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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