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디폴트 가능성"발언에 글로벌시장 휘청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2010.06.0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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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신정부가 이례적으로 '국가 디폴트'가능성을 언급한 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일파만파의 충격파를 던졌다.

헝가리 포린트화가 급락한 가운데 헝가리 국채 위험프리미엄이 치솟았다. 유로화와 글로벌 증시도 된서리를 맞았다. 헝가리는 유로화를 쓰지 않는 유럽연합 회원국이다.

4일(현지시간) CMA데이터 비전에 따르면 헝가리 5년물 국채 크레디트 디폴트 스와프(CDS)는 이날 102bps(1bps=0.01%포인트) 급등한 410bps를 기록했다. 루마니아 등 여타 동구권 국가들 위험프리미엄도 덩달아 뛰었다.



JP모간체이스 EMBI 글로벌 지수에 의하면 미국 국채 기준 헝가리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1.49%포인트 급등한 4.68%포인트를 나타냈다.

헝가리 BUX주가지수는 이날 8.4%나 폭락했다. BUX지수는 올 고점에서 20%이상 떨어진 상태다.



헝가리 포린트화는 이날 유로화 대비 2% 하락한 289포인트를 나타냈다. 이는 1년내 최저수준이다.

헝가리 파장은 유로화에도 미쳤다. 이날 유로달러환율은 뉴욕외환시장에서 그간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21달러는 물론 1.20달러 마저 뚫고 내려갔다. 오후 4시40분현재 유로/달러환율은 1.6%, 0.0197달러 내린 1.1965달러에 머물고 있다.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페테르 스지자르토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국 경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국가 디폴트'가 과장된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스지자르토 대변인은 前 정권이 위기때 국제통화기금(IMF)에 손을 벌린 것을 맹비난하며 "前 정권의 지표 조작과 경제 상황에 대한 거짓말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야기됐다"고 덧붙였다.

헝가리정부는 2008년 글로벌 위기속에서 IMF, 세계은행, EU로부터 200억유로 구제금융을 받았다.

'디폴트'라는 말이 섞인 직설적 발언은 곧 시장에서 진짜로 헝가리가 구제금융을 포함, 국가채무를 부도낼 의향이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날 유럽 및 뉴욕증시는 금융주에 대한 타격이 두드러지며 2~3% 가량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다시 1만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수치로 나타난 나라 재정상태 자체는 그리스보다 나은 편이다. 헝가리는 최근 4년넘게 내핍정책을 추진한 결과 2006년 GDP대비 9.3%이던 재정적자비중을 지난해 4%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5월말 임기를 시작한 신정부가 내핍정책을 폐지하고 세금을 내리는 경기확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헝가리 올해 재정적자는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GDP대비 7.5%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올해 GDP대비 국가부채비중은 79%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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